2년여 전 청와대 민간인 사찰 의혹이 우리사회를 풍미하던 시절, 시중에 떠돌던 우스갯소리가 하나 있었다. 내용인 즉,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경내에 비밀리에 사찰이 하나 만들어졌는데 그 이름이 ‘민간인사찰’이었고 △사찰 안에 불상이 하나 모셔졌는데 그 이름은 ‘내로남불’이라는 것이었다.풍자소설 같은 이 이야기가 시중에서 유행했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는 법이니 당시 우스갯소리도 뜬금없고 맥락 없이 튀어나오지는 않았다고 봐야 한다. 군사정권 시절 대학가 곳곳에서 펼쳐지던 탈춤 공연의 정제
우리나라는 10여년 동안 저출산 대책에 무려 20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세계 꼴찌’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처음부터 잘못된 성과 지표를 설정하거나, 저출산과는 상관없는 사업을 시행하고, 시행 사업도 효과를 못내는 사례들이 줄을 잇는 바람에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기 때문이다.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국회 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저출산 대책이 처음 발표된 2006년 이후 16년 간 정부가 저출산 대책용이라며 발표한 사업의 총 예산액은 국비 기준 198조5329억원에 이른다. 2006년 1조274억원이었
시중금리가 뛰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반영해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이번 주부터 0.2%포인트 안팎 줄줄이 오른다. 대출금리도 수신금리 인상과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을 받아 곧 뒤따라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번 주 들어 예·적금 상품의 수신금리를 본격적으로 인상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선두주자로 나섰다. 케이뱅크는 한은의 금리인상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부터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가입 기간 전 구간에 대해 0.2%포인트 일괄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로써 한은 기준금리는 0.50%에서 0.75%로 올라갔다. 이미 충분한 신호가 발신됐던 만큼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적어도 인상 시점과 인상폭만 놓고 보면 그랬다.하지만 이번 결정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랐다는 것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같은 수준의 금리라도 그 의미는 경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지금의 0.75%는 상승흐름 속의 한 과정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게 기준금리 인상 행보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한은도 암시했듯이 이번의
주식시장에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면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마당에 증시가 본격적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반대매매 폭탄’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미수금 반대매매 규모는 421억원에 이른다. 올 들어 가장 많았던 1월 14일(387억원) 기록도 가볍게 넘었고 2007년 4월 24일(426억원) 이후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예고를 미리 반영해 시장금리가 치솟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의 계속된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 은행들은 가산금리 등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신용대출을 받아 아파트 구매나 주식에 투자했던 ‘영끌·빚투족’들의 대출 상환 부담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7월 기준 연 3.03~3.63%다. 전월(2.81~3.53%)보다
정부가 부동산 중개수수료 체계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했다. 이름하여 ‘부동산 중개보수 및 중개서비스 개선방안’이 20일 확정 발표된 것이다. 골자(매매)는 △지금처럼 요율 상한을 설정하되 △6억원 미만 거래시 현행 요율을 유지하면서 △6억~9억 미만 구간의 요율상한은 기존 0.5%에서 0.4%로 인하하고 △9억 이상은 0.9%로 정해져 있던 기존의 요율상한을 세분화해 9억~12억 미만엔 0.5%, 12억~15억 미만엔 0.6%, 15억 이상엔 0.7%의 요율상한을 적용한다는 것 등이었다. 개선안대로 하면 9억원짜리 아파트 매매에 대한
한국전력이 또다시 ‘적자의 수렁’에 빠졌다. 한전이 영업이익 적자(분기 기준)를 기록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6분기 만이다. 국제유가의 하락에 힘입어 2020년 1분기부터 이어오던 흑자 행진이 5분기 만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특히 하반기에 국제유가 상승분이 본격 반영되면 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28조594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영업이익은 1932억원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대규모 흑자(5716
스포츠를 떠받치는 두 축은 선수와 팬이다. 선수들은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함성에 힘을 내고, 팬들은 선수들의 땀과 눈물을 보며 일상의 피곤함을 잊고 활력을 얻는다. 이런 스포츠 팬덤을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과 접목해 비지니스 영역으로 끌어낸 것이 바로 ‘팬 토큰’이다.‘팬 토큰 시대’가 활짝 열렸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34)가 21년 동안 몸담았던 스페인 FC바르셀로나를 떠나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하면서 계약금 일부를 ‘PSG 팬 토큰’으로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증권시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쿠팡이 지난 3월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높은 몸값을 인정 받으며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며 e커머스 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덕분이다.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e커머스 사업을 총괄하는 쓱(SSG)닷컴은 지난 13일 기업공개(IPO·상장) 작업에 착수했다. SSG닷컴은 이날 주관사 선정을 위해 국내외 증권사들에 상장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냈다. SSG닷컴은 “성장 가속화를 위해 임직원 등 이해관계자들과 상장 필요성에 공감해 주관사 선정
서울 강남 등 요지에서 진행되는 아파트 청약이 번번이 현금부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희한한 결과를 낳고 있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부작용으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지만, 정부는 문제 해결책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 오류를 인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대신 마녀사냥하듯 주택 임대사업자 등을 부동산 시장 불안정의 원흉으로 적시하며 남 탓만 하고 있는 게 근본원인이다.그러는 사이 현금부자들은 강남, 세종 등 인기지역으로 몰려다니며 아파트 청약 현장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고 있다. 이때마다 언론은 ‘로또청약’이란 표현
자영업자들의 비명 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후 6시 이후 2인 초과 모임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4단계 조치가 시행된 지난달 12일 이후 서울과 수도권 자영업들의 매출 급락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짧고 굵게’란 당초 약속과 달리 고강도 방역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든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전국 소상공인 카드매출 정보를 관리하는 한국신용데이터 따르면 지난달 26일~8월 1일 한 주간 서울 자영업자 매출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7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미국 인텔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가 내년 3㎚급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설비 구축에 들어가며 먼저 치고 나가자 삼성전자가 내년 양산 계획을 밝히며 이를 뒤쫓고, 미국 인텔이 초미세 공정 반도체 생산 로드맵을 공개하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가격 경쟁력과 균질한 성능을 갖춘 3㎚급 반도체를 양산하는 업체가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1㎚=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 선폭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코로나19 창궐로 비대면 경제 전환에 디지털 바람이 몰아치면서 디지털 자산 소유권, 판매 이력 등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디지털 공공거래 장부)에 저장되는 NFT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국보 훈민정음의 NFT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은 지난 3일 “디지털아트 전문기관인 아트센터 나비와 손잡고 역사적·문화적 가치와 의의를 재해석한 문화재 NFT 예술품을 선보이는 ‘헤리티지 NFT 아트’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나비는
은행들의 이자놀이가 도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서민들이 생존을 위한 ‘영끌’에 나서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가계부채 부담을 키워가는 사이 은행들은 그런 상황을 이용해 이자놀이로 함포고복하는 씁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은행들의 이런 행태는 올해 상반기 수익현황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보도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역대 최대의 이자이익이 그 토대를 이뤘다. 가계, 특히 영세 자영업자와 청년층 등으로 구성된 서민가계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빚을 늘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오히려 즐겼
가계대출 규제의 희생양은 결국 돈이 없는 저소득·저신용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가계대출을 옥죈 ‘풍선효과’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폭증하는 바람에 대출 규제의 타깃이 은행에서 제2금융권으로 옮겨간 까닭이다.지난달부터 시행된 은행권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탓에 고신용자들이 2금융권으로 유입되면서 저소득·저신용자들은 이제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가 한층 더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2금융권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저소득·저신용자들은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금
2·4 부동산 공급대책 이후 별다른 추가 조치를 내놓지 않던 정부가 지난달 28일 “집값이 시장 예측보다 더 큰 폭으로 조정될 수 있다.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 매수보단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때”라고 권고했다. 이 권고는 ‘앞으로 집값이 크게 떨어지니 현 시점에서 집을 사지 말라’는 사실상의 경고로 해석된다.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등 4개 정부 부처 수장은 이날 부동산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불법·편법거래 및 시장교란행위가 부동산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장바구니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시중에 천문학적인 돈이 풀린 마당에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과 기록적인 폭염 등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공급부족 현상이라는 악재가 잇따라 겹쳤기 때문이다. 먹을거리 가격은 신선·가공식품 가리지 않고 수직 상승하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채소 이파리가 마르거나 타면서 수급난이 가중된 과일·채소를 중심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지난달 시금치(4㎏) 도매가격은 2만5494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1% 급등했다. 얼
“조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의 수도 ○○입니다.”60, 70년대 군사정권 당시 외국에서 한국대표팀 또는 선수가 스포츠경기를 시작할 때 TV나 라디오를 통해 카랑카랑하게 흘러나오던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매양 이랬다. ‘축구팬 여러분’ 또는 ‘복싱팬 여러분’ 정도면 적당했을 텐데 캐스터역을 맡은 아나운서들 입에서는 으레 ‘국민’이란 말이 튀어나왔다. 스포츠가 국뽕의 소재로 기능했던 시절의 이야기다.과거 군사정권들은 스포츠에 대한 국가적 지원에 활수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엘리트 스포츠에 유독 집착하게 된 것도
정부가 지난 28일 부동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기존의 대책 발표와 달리 정부가 전국민을 향해 ‘말씀’을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담화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부동산 관련 부처라 할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의 수장에 의해 연이어 낭독됐다. 특기할 점은 담화 발표 현장에 경찰청장이 동석했다는 사실이었다. 그 까닭은 담화 발표가 끝나는 즉시 드러났다.이날의 담화 발표는 잘 짜여진 한 편의 이벤트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담화 발표는 정부 당국자들이 역할 분담에 의해 국민들에게 시장을 교란시키지 말라고 경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