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도 모든 업종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지난 22일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별화 안건에 대해 투표한 결과 반대 15표, 찬성 11표로 해당 안건이 부결된데 따른 결과다. 투표에는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공익위원 각 9명 중 근로자위원 1명이 불참했다.정황상 공익위원 9명 중 2명만이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에 찬성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짐작된다. 중립적 입장의 공익위원 다수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당분간은 경영계가 요구해온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는 관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안전이 검증되면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습니까?”“기준에 맞다면 마시겠습니다.”“한 번 공수해 올까요?”맥락 없이 이 부분만 떼어 놓고 듣는다면 술집 등에서 취객 간에 오가는 말싸움 정도로 이해될 만한 대화다. 하지만 이는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 현장에서 국무총리와 제1 야당 의원 간에 오간 질의·답변의 일부다. 일반 바닷물도 일부러 마시는 것은 난센스임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우선은 질의 자체가 너무 유치하고 악의적이었다.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의라고 하기엔 그 수준부터가 낮아도 너무 낮았다.더욱 가관이었던 것은 총리와 여당 의원의 직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8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후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로 가면서 경제가 점차 좋아진다고 전망하면서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경제사령탑의 입에서 모처럼 희망적 관측이 나와 듣기엔 좋았지만, 지금의 실물경제 상황을 고려하자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물가 관련 발언이야 데이터에 의한 것일 테니 체감과 별개로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낙관론은 가계나 기업 등 정부 외 경제주체들의 인식과는 꽤나 거리가
‘타다’가 마침내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지난 1일 대법원은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업이 아니라 승합차 대여 서비스라는 점을 최종 확인해주었다. 승차공유 성격이 깃든 ‘타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불법성 여부를 두고 벌어져온 긴 다툼에서 사법부가 마침내 ‘타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시간을 너무 지체한 흠이 있지만 나온 결과는 그나마 다행스럽다.이 소송은 2019년 10월 택시업계 측이 ‘타다 베이직’이란 이름으로 진행되어온 서비스를 불법 콜택시 사업이라 주장하며 운영사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4년 가까이 다
우리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제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한 것이 그 방증일 수 있다. 수정 전망치가 불과 3개월 만에 추가로 낮아졌다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수정 제시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4%, 내년 2.3%다. 하향 조정폭은 각각 0.2%포인트와 0.1%포인트다.성장률 수치 자체도 우려스럽다. 올해의 경우 우리경제는 잠재성장률 추정치(2%)에도 못 미치는 정도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엔 잠재성장률을 살짝 상회하는 정도의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지만 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최근 사실상의 전세 폐지론을 들고 나와 이목을 끌었다. “전세 제도가 이제 수명을 다한 것이 아닌가 한다”라거나 “임대차 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큰 틀의 공사를 해야 한다”라는 표현으로 볼 때 전세제도의 근간을 바꾸겠다는 그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짐작할 수 있다. 원 장관은 또 “잘못된 판을 수리하는 작업을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전세제도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말도 덧붙였다.하나하나가 제도 혁신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 위한 표현들이었다. 혁신을 넘어 전세제도 자체를 말살시키겠다는
2분기 전기료 인상이 다음 주 초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정부와 여당은 지난 11일 당정협의를 열고 요금인상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일정을 다음 주로 미뤘다. 12일 한국전력이 자구노력을 발표하기로 새로 일정이 짜이면서 당정협의를 순연한 것이다. 당정은 한전의 자구노력 발표 내용을 토대로 다음 주 초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여당의 처음 계획은 11일 하루 동안 당정협의회와 한국전력 임시이사회,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열어 전기요금 인상 절차를 마무리짓는다는 것이었다.
동맹 70주년을 맞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여러 성과를 거뒀다지만 양국 간 경제 현안만 놓고 보면 많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화려한 만찬 행사 못지않은 말의 성찬은 있었으나 실속은 없었다고 보는 게 타당한 평가일 듯하다.요는 우리 기업들에게 미칠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일명 칩스법)의 충격을 방지 또는 완화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두 나라 모두에게 시기적으로 의미심장한 행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만큼 경제적 측면에서도 70년간의 끈끈한 우의를 재확인할 정도의 호혜적 성과가 있을
정부·여당이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불합리한 요금 체계가 에너지 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져 있지만 느긋하기만 하다. 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데 반대해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요금 인상 필요성을 알면서도 여론의 눈치를 살피느라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최대 걸림돌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우유부단이다. 요금 인상 저지의 대외적 명분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방만 경영이다. 여당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문제를 들먹이며 그들 공사에 자구책 제시를
원/달러 환율 동향이 심상찮다. 가장 큰 우려 점은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달러화와 원화의 가치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환율 수준 자체보다 기현상이라는 점을 더욱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일반 상식으로 볼 때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값은 상승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요즘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를 맴돌며 때론 1320선을 넘나들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원화 약세 기조는 장기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기본대출제도 구축 움직임을 가시화했다. 기본금융 실천을 위해 모든 성인 대상의 기본대출을 제도화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른 바 ‘이재명표 기본사회’ 구상의 실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민주당이 말하는 기본금융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일정 한도의 금융혜택을 의미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제시되고 있는 방안이 기본대출제도 확립이다. 거론되고 있는 기본대출의 한도는 1000만원 선이다.이 제도는 과거 지방자치단체장 시절부터 ‘기본’을 유난히 강조해온 이재명 대표
국내의 대표적 통신기업 KT가 혼란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 경영진 교체 과정에서 회사가 외부 입김에 흔들리면서 사실상 경영이 마비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KT의 혼란상은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기타 이사를 선임하지 못함으로써 극단화됐다. 앞서 회사가 낙점한 대표이사 및 이사 후보들이 주총이 열리기 전 줄줄이 사퇴함에 따라 인사 관련 안건 자체가 상정되지 못한데 따른 결과다.결국 KT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개정 등의 안건만 다뤄졌다. 이로써 새 경영진
논란 많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섰다. 거대 야당이 힘을 앞세워 안건을 본회의에 직회부하는 등 입법을 강행한 데 따른 결과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생략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사실상 단독 결정했다. 이 과정엔 무늬만 비교섭단체 소속인 윤미향 의원이 가세했다.윤 의원은 본회의 표결 땐 기권을 선택했다. 직회부에 찬성해놓고도 정작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하지 않은 속내는 삼척동자라도 짐작할 수 있다. 무소속인 윤 의원은 본회의 직회부 과정에서 비교섭단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여진이 국내 금융시장에도 밀려들었다.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과거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소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들린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니 무작정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러나 대체적 분석은 SVB 파산이 과거 리먼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데 모아져 있다. 2008년 미국 굴지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를 파산으로 몰아간 것은 과도하게 커진 비우량 자산이었다. 미국 내 집값 상승기를 틈타 저신용자들에게 주택담보대출을 마구 해준 것이 화근이었다. 리먼의 당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탁주·맥주에 적용되는 과세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서민술에 한해 세금을 줄여 주류 생산업체들의 출고가격 인상 압박을 덜어주겠다는 것이 일차적 목표인 듯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서민들이 가격 부담 탓에 맥주나 탁주마저 마음대로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물가 당국자가 맥주와 탁주를 콕 집어 주세 부과 체계의 개선을 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행 주세법은 주정과 탁주·맥주에 한해 종량세제 방식으로 과세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들 품목에 대해서만 주세의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본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반도체 산업 지원전략에 담긴 미국 우선주의가 너무 강해 현지에 투자하려는 외국 반도체 기업들로서는 계획을 재고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맞게 됐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밝힌 반도체 기업 지원조건은 철저히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쪽으로 짜여져 있었다. 현지 언론들로부터 외국 기업의 투자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깊은 고민을 떠안게 된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28일 미 상무부는 작년 8월 발효된 칩스법(CHIPS A
정부가 상속세제에 대한 손질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임시조직인 조세개혁추진단이 만들어진다. 이 같은 사실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24일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4개의 임시조직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국무총리 훈령을 공포·시행한다고 밝힘으로써 확인됐다. 기재부 외에 각각의 관련 부처가 공동참여해 꾸려질 신설 조직은 조세개혁추진단 외에 원스톱 수출·수주지원단, 신성장전략기획 추진단, 국고보조금 부정수급관리단 등이다.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조세개혁추진단이다. 이곳에서는 우리의 일상과 관련이 깊은 상속세제 및 부동
정부가 대통령 지시에 의해 공공요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가능한 한 올해 상반기가 끝날 때까지는 요금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용산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주요 공공요금을 상반기 중엔 최대한 동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취약계층 지원에 힘쓰며 요금 인상폭과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취지였다.서울시도 화답했다. 그 덕분에 4월로 예정돼 있던 지하철과 버스 요금의 인상이 미뤄지게 됐다. 중앙정부가 지방교부세 추가 지원 등을 거론하며 당근책을 제시하자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개혁 이슈가 탁구공 신세가 돼버린 듯하다. 핑퐁 게임을 하는 주체는 국회와 정부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일이지만 양쪽 다 임무 자체를 상대편에 떠넘기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변죽을 울리듯 원론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논의하는 시늉을 하려 할 뿐 핵심 사안은 상대방의 몫이라는 게 양측의 한결같은 입장이다.국민연금 제도에 손질이 가해져야 한다는 데는 여야를 망라한 국회나 정부 모두 공감하고 있다. 이 상태로는 지속 가능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양쪽 모두 익히 알고 있어서이다. 결국 큰 방향은 ‘더 내고 덜 받는’ 쪽이어야
고령자 지하철 무임승차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쌓이는 지하철 적자를 견디다 못한 서울시가 승부수를 던지듯 이용요금 대폭 인상을 예고한 것이 논쟁의 불을 지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심하고 나선 탓에 이번엔 모종의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서울시는 만약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지하철 요금을 버스 요금 인상과 함께 300~400원가량 올릴 수밖에 없다고 예고했다. 정부를 향해 최후통첩성 고지를 한 셈이다.이와 함께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지하철 요금 인상폭을 축소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