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교역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한국의 수출 부진이 유독 심해진 원인은 무엇일까? 이 같은 의문을 풀어줄만한 설득력 있는 분석이 제기됐다. 동시에 대응책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주체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었다. 연구원은 23일 공개한 ‘세계 소비재 시장 잠재력 분석 및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현황’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 부진이 왜 유별나게 심화됐으며, 그 대응책은 무엇인지를 명료하게 분석해 내보였다.연구원은 우선 그 원인을 우리의 수출품목 구성에서 찾았다. 우리 수출 품목 가운데 중간재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한국경제연구원이 22일 우리나라의 수출승수(輸出乘數)가 이전보다 크게 낮아졌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향후 임금 상승을 억제해 기업들의 노동비용을 줄여주고 고용 환경을 유연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기 쉽게 정리하면, 수출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줄어들었으므로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한국경제연구원이 그간 보수적 싱크탱크로 기능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는 기업친화 일변도의 주장이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가 뒤늦게서야 기존의 올해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국내외 기관들의 일반적 전망과 달리 정부 홀로 고집해온 2% 중반대 성장률 전망치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비로소 인정한 것이다. 새로 제시된 전망치는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아진 2.0~2.1%였다.정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은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입을 통해 공개적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부의 전망치가 바뀐 만큼 향후 정책적 대응에서도 변화가 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8
기업들이 규제 완화를 호소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규제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규제 개혁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요즘 들어서는 규제 개혁이란 표현으로는 모자라다는 듯 ‘규제 혁파’를 열심히 강조하고 있다. 박 회장은 청와대 초청으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규제 혁파를 당부하는가 하면 일부러 국회를 찾아가 같은 내용의 호소를 하기도 한다. 사람의 몸이 신진대사가 원활해야 건강해지듯이 규제가 최대한 사라져야 기업들의 활동이 자유로워지고 경제에 활력이 생긴다는 것이 그 이유다.박 회장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예정에 없던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했다.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을 대거 청와대로 불러들여 현안 보고를 받고 각종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경제정책 전반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대통령이 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제 현안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해당 부처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경제 주체들에게 추가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외국 투자자들을 고무시키는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다만, 의아스러운 점은 경제와 관련해 긴급 현안이 돌출한 것도 아닌데
9월 취업자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이 35만8000명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30만명대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그 전 달인 8월의 취업자 증가폭은 45만2000명이었다. 통계청은 1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9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명목상 숫자만 놓고 보면 지난달 고용 상황은 양호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늘 문제가 되는 것이 고용의 질이다. 이 점을 따지고 들자면 9월 고용 실적 역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워진다. 이를 미리 감안한 듯 통계청의 정동욱 고용통계과장도 “고용동향 안에는 긍정적·부정적 요소가 혼재해 있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지금의 세계 경제가 동시에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상태에 빠져 있다는 진단을 제시했다. 이 매체가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와 공동으로 경제지표들을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이번 진단은 세계적 경기 불황에 대한 경고가 숱하게 이어진 끝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전에도 특정 지역 경제가 스태그네이션을 향해 접근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 적은 있었다. 비근한 예로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지난달 발표한 ‘무역과 개발 보고서 2019’를 통해 유로존이 스태그네
작은 합의(스몰 딜)라도 이뤄지기는 한 것일까?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끝난 미·중 무역협상 결과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당장 협상 당사자들 간에도 미묘하게 입장이 엇갈린다. 미국은 ‘합의’가 이뤄졌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중국은 그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미국이 말하는 ‘합의’도 그리 명료한 의미는 아닌 것으로 이해된다. ‘합의’라는 표현 앞에 늘 두루뭉수리한 의미의 수사를 붙이고 있어서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전 공언대로 지난 11일 양측 간 협상이 끝난 뒤 백악관에서 중국의 류허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 가동이 영구정지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월성 1호기 가동 중단을 결정함으로써 사실상 요식절차만 남겨두게 된데 따른 것이다. 한수원은 2년여 전 고리 원전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원전의 순차적 폐쇄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인 ‘탈원전 정책’의 일환이다.하지만 원전 폐쇄는 그 자체가 정치적 결정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정치적 결정이라 함은 곧 그 과정에서 경제성이 거의 묵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탈원전 정책이 종국엔 한국전력의 발전 단가를 끌어올리는 결과
우리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음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이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10일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의 핵심 내용이다. KDI 보고서의 요지는 ‘소비가 확대됐으나 수출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었다.세부 내용으로는 수출 및 투자 감소 기류 속에서 광공업과 건설업 중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포함돼 있었다. KDI는 또 제조업 재고율과 함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큰 폭의 변화 없이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들어 경기 부진이 더 이상 심화되고 있지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평가 대상 141개 나라 중 13위인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평가에서 올해 순위가 그렇게 매겨진 것이다. WEF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결과’를 지난 9일 공개했다. 한국의 순위는 지난해 같은 방식의 평가 때보다 2계단 올라갔다. 2017년 당시 순위에 비하면 4계단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7년과 그 이전 해에 매겨진 순위를 올해 순위와 직접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 WEF가 지난해부터 순위 산정 방식을 변경한 것이 그 이유다.
연간 수출액(통관 기준)이 다시 6000억 달러 규모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 규모는 5000억 달러대 중반 정도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 고지를 돌파한 이후 불과 1년 만에 다시 5000억 달러대로 회귀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8월 수출은 451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억2000만 달러(15.6%) 줄어들었다. 이로써 월간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9
문재인 대통령이 주 52시간제 보완을 위해 경제계의 의견을 수렴할 뜻을 내비쳤다. 4일 경제단체장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의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 단체장이 내년부터 시행범위가 넓어지는 주52시간제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건의하자 “기업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며 모처럼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그간 문재인 대통령이 번번이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정책 노선 변경 요구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데 비하면 진일보한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번 발언은 경제정책 전반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
이달 들어 첫날부터 연 이틀 미국 증시가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2일 연속 1%대 하락한 것이다. 특히 시장 흐름을 가장 잘 대변한다는 스탠더드&푸어스 지수가 연이틀 1%대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었다.이는 전세계에 번져 있는 경기침체 우려가 미국 경제로까지 번진 결과였다. 미국 경제의 부진에 대한 우려가 막연히 생긴 것은 아니다. 그 기저엔 경기 흐름을 미리 보여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지수의 부진이 경기침체(Recession)에 대한 공포, 즉 ‘R의 공포’를 자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한지 석 달이 다 됐다. 수출 규제 이후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소재의 대한(對韓) 수출이 허가된 건 3일 현재까지 통틀어 7건에 불과하다. 품목별로는 기체 불화수소 3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1건, 포토레지스트 3건 등이다.이중 기체 불화수소 2건에 대해서는 지난달 30일에야 일본 경제산업성(경산성)의 수출 승인이 이뤄졌다. 불화수소에 대한 마지막 승인 2건은 각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입 신청을 한 것이었다. 이들 물품은 일본에서 수출 승인이 이뤄졌지만 아직 한국에 도착하지는 않은 것으로
부동산 시장의 최대 논란거리였던 민간택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가 일부 손질된다. 무차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던 당초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관리처분계획 인가 단계를 지난 주택재정비사업 단지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1일 ‘최근 부동산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을 발표하고,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 단계를 거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6개월간 유예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해당 단지들은 추후 해당 지역에 대해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더라도 6개월 안에 입
요즘 우리 경제와 관련된 담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말이 ‘공포’다. 한동안 ‘R의 공포’와 ‘D의 공포’라는 말이 나돌더니 요즘 들어서는 ‘M의 공포’라는 말도 심심찮게 거론된다. 이들 명칭은 각각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 마이너스의 영문 이니셜을 차용해 만들어졌다.이 같은 말의 유행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활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경기가 활기차게 돌아가는 상황이라면 이런 용어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리 만무하다. ‘공포’는 우리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터라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일본은 아직도
2017년 9월이 지금 우리 경제가 속해 있는 순환기의 정점이었음을 얼마 전 정부가 공식 확인한 바 있다. 이는 우리 경제가 2017년 9월 이후 저점을 향해 하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새로운 저점이 언제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저점에 다다르지 못했다면 우리는 지금도 하강 국면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정점과 저점 등 경기 전환점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는 여러 가지 경제지표들이 활용된다. 제시된 지표들에 대한 해석도 여러 전문가들을 통해 다각도로 이뤄진다. 이때 중요한 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경기지표다. 그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경기도 북부 일대를 휩쓸며 혼란을 키우고 있다. 파주에서 시작된 이 질병이 연천과 김포, 인천 강화군에서도 연이어 발생되는 바람에 27일 현재 확진 농가 수는 총 9곳에 이르게 됐고, 이중 5곳은 강화에 몰려있다.강화군에서 ASF가 무더기로 확진되자 당국은 현지 의견을 수용해 군내에서 사육되고 있던 돼지 모두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단행하기로 했다. 최대 한도 수준의 강력한 조치로서 당국의 방역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결단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로써 ASF로 인한 국내 살처분 돼지
통계청이 26일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을 공개하면서 올해 1분기중 전 산업을 망라한 임금근로 일자리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만3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2월을 기준월로 집계한 결과 올해 1분기 임금근로 일자리는 1824만8000개였다. 1년 전 대비 증가율은 2.8%로 집계됐다.임금근로 일자리는 아직 일반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개념일 수 있다. 통계청이 산업별 일자리 증감 현황까지 파악해 분기별로 관련 통계치를 처음 발표한 것은 2018년 3분기 동향이었다.‘임금근로 일자리’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월별 고용동향의 ‘취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