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으로 돌아간 탈북자 임지현 씨가 다시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해 대한민국을 비판했다.

지난달 16일, 북으로 간 지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남측에서의 생활상을 밝혔던 그 북한 관영매체 ‘우리민족끼리’에 19일 재등장해 더욱 대담하게 비판을 이어간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영상은 ‘따뜻한 품으로 돌아온 전혜성(임지현)’이란 제목으로 임지현 씨가 북한으로 돌아간 뒤 대담 형식으로 두 번째로 공개된 고백이다. ‘지옥같은 남녘생활 3년을 회고’라는 부제목까지 달아 탈북여성 임지현 씨는 남한 생활을 겨냥했다.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영상에서 질문자는 친북 재미동포로 알려진 노길남 씨.  자신을 민족통신 대표란 직함으로 소개한 그는 “75번째 방북을 마치고 떠나기 전에 임씨를 찾았다”며 “한국에서 논란을 일으키는 임지현의 본명은 전혜성이다”라며 임지현 씨에게 먼저 탈북배경부터 질문을 던졌다.

탈북자 임지현 씨는 “경제적 사정으로 탈북했고 2014년 1월에 한국에 들어갔다”며 “2017년 초까지 한국에서 생활했다”고 밝혔다. 한국을 떠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1차 영상에서는 지난 6월이라고 밝혔고 우리 경찰 조사로는 지난 4월 중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가 한국에서 방송에 출연하며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북으로 납치됐다는 소문이 있다고 묻자 재입북자 임지현 씨는 “새빨간 거짓이고 날조”라고 납치설을 강력 부인했다. 탈북여성 임지현 씨가 입북한 뒤 한국 언론에서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북으로 돌아갔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성인으로 남자친구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헤어졌다고 조국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다시 북한행을 택한 것에 대해 임지현 씨는 “일자리도 없어 돈도 못 벌고 고향이 그리워 술 마시며 괴로웠다”는 말로 설명했다. “헤엄쳐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입북 경로를 설명한 임지현 씨는 “북한에 돌아온 뒤 고문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진행자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영장이 청구된다는 소식이 있다”는 물음에 돌아온 임지현 씨의 답은 “한국에 돌아갈 일 없어 상관없다”였다.

재입북 탈북자 임지현 씨는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해 성인방송에 나가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임지현 씨는 “젊은 여성들이 음지생활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으로 음지생활이 무엇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유흥주점 같은 접객업소를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지현 씨는 “나도 그랬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음란한 영상에 출연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하면 성인방송에 나가 짧은 옷을 입고 장난삼아 춤만 췄다”고 답했다.

지난달 1차 영상에서 밝힌 내용보다 좀 더 구체적인 고백을 덧붙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임지현 씨는 한국생활에 대해 "술집을 비롯한 여러 곳을 떠돌았지만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만 있었다"며 "한국생활이 외로웠다"고 밝혔다. “돈도 벌고 연기도 하고 싶어 방송에 출연했다. 어려서부터 예술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밝힌 임지현 씨는 그런 환상을 갖고 남한으로 갔지만, 돈으로 좌우되는 남한에서 고통이 따랐다고 주장했다.

탈북여성 임지현 씨는 재입북하기 전까지 TV조선 ‘남남북녀’·‘모란봉클럽’,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국방TV ‘명 받았습니다’ 등에 출연해 북한의 실상을 폭로해왔다.

탈북여성 임지현 씨의 1차 영상이 공개된 뒤 국내에서는 탈북녀 임지현 씨가 음란방송으로 1억원을 챙긴 탈북녀라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바 있다.

누리꾼들은 6월 21일 충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적발된 탈북 여성 BJ와 임지현 씨가 같은 나이라는 점과 음란방송 적발 시기와 임지현 씨의 재입북 시기가 6월이라는 점, 적발된 BJ의 인터넷 방송 모습이 임씨와 닮은 점을 들어 같은 인물로 추정하는 글들을 온라인에 확산시켰다. 이에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7일 언론을 통해 “탈북녀 임지현 씨는 지난 6월 검거된 인터넷 음란방송 탈북녀가 아니다”라며 “입건된 인터넷 음란방송 탈북녀는 현재 한국에 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재입북한 임지현 씨는 “한국에는 북한에 돌아간 뒤 처벌받을까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자기 땅에 돌아가는데 뭐가 두려울게 있냐”고 반문했다. 우리 정부에 “탈북 브로커에게 속아 한국에 왔으니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탈북자 김연희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여성도 임지현 씨 영상에 함께 등장했다. 이같은 점에서 탈북자라도 언제든 북으로 돌아오면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 언급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본명이 전혜성이라고 밝힌 임지현 씨가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됐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주제로 북한 선전 영상에 등장하자 우리 경찰은 900명에 달하는 거주 불명 탈북자들의 소재 파악에 나선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탈북자 수는 3만805명으로 집계됐는데 그 중 3%에 달하는 탈북자의 거주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탈북자들의 재입북을 예방하는 차원의 조치였다.   조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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