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매가격은 오르는 반면 전셋값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집값 대비 전세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전세가율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면서 과거 갭투자로 집을 샀던 사람이 전세 기간 만료 후 세입자에게 지불해야 할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분쟁이 벌어지는 사례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집 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려면 내린 전셋값만큼 따로 돈을 마련해야 하지만 대출규제 등으로 그마저 여의치 않은데 따른 것이다.

집주인이 이전과 동일한 전세금을 고집하느라 전세 매물이 나가지 않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일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하는 세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보증보험은 일정 수준 이하의 전셋집에 들어가는 세입자가 집주인의 동의와 무관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다. 임대기간 만료시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해당 기관으로부터 이를 지급받을 수 있어 갈수록 가입자가 늘고 있다.

17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KB부동산 시장 리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가격은 직전 월 대비 0.10% 상승했다. 반면 전셋값은 전달에 비해 0.06% 하락했다. 하락세는 4개월 연속 이어졌다.

이로써 전세가율은 15개월 연속 하락하며 73.0%에 머물렀다. 주택 매매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데 따른 현상이다.

리뷰에 따르면 주택 매매값은 상반기 동안 0.93%의 누적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중 누적 상승률 0.35%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 중 전세값은 오히려 0.11% 내렸다. 반기별 전세가 누적 집계치가 하락한 것은 2009년 상반기 이후 9년만에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중 주택 매매값이 상승했지만 부동산 업계가 내놓은 향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단적인 예로 KB부동산 매매전망지수는 지난달 88.7로 집계됐다. 이 지수가 100 미만이면 향후 매매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 이상이면 그 반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주택 거래량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전국에 걸쳐 이뤄진 주택 매매량은 6만7789가구였다. 전달에 비해 5.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양도세 중과 등을 목표로 한 정부의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데 따른 현상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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