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경제 관련 지표가 악화일로를 달리는 가운데 이번엔 제조업생산능력지수가 하락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의 내용이다.

발표에 의하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제조업생산지수는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1.1% 하락했다. 이를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이같은 결과를 최근의 경기 침체와 연관지으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도 제시되고 있다. 후자의 관점을 제시하는 쪽 가운데 하나는 정부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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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시각에 대해 논하려면 우선 지수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생산능력지수는 문자 그대로, 제조업생산 능력을 나타내는 지수다. 이 지수는 설비만 늘린다고 해서 당장 커지는 것이 아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 설비에 적응한 인력의 숙련도가 높아지고 원자재의 원활한 공급 등 작업을 위한 제반 조건이 갖춰질 때 비로소 생산능력이 증대된다.

따라서 설비 투자의 증감은 중·장기적인 생산능력을 판단하는 하나의 척도로 제시되곤 한다.

이를 종합하면, 제조업생산능력지수의 감소는 중·장기적으로 제조업의 활력을 잃게 하는 요소로 평가될 수 있지만, 과잉 설비를 정리한 결과일 수도 있다. 산업 구조조정의 결과라는 측면에서 보면, 설비의 효율이 증대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가능해진다.

설비의 효율 증대는 이번 발표 내용을 해석하면서 정부가 방점을 찍은 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불필요한 설비가 일부 정리됨에 따라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분기 들어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제조업생산능력은 경제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함께 증대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통계청 발표를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더구나 이번에 발표된 감소율은 관련 통계에 대한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최대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더욱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생산능력 감소가 두드러진 부문은 기타운송장비와 금속가공제품 등이다. 이중 기타운송장비 부문은 구조조정이 강하게 진행된 조선과 해운 등을 포함하고 있다.

기타운송장비 생산능력은 2015년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폭도 갈수록 커져 올해 1분기엔 -11.7%, 2분기엔 -14.6%를 기록하는 등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또 해양 플랜트 산업을 포함하고 있는 금속가공제품의 생산능력지수는 지난해 1분기 이후 6분기 연속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다. 자동차 생산능력은 올해 2분기에 4.0%의 감소폭을 나타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을 보인 결과라 할 수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발표와 관련, 조선업 등의 분야에서 그간 과잉 투자가 이뤄졌음을 지적하면서도 “최근의 설비투자 부진은 중기적으로 생산능력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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