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보유세 인상 및 투기지역 확대 예고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상승세가 이젠 서울을 넘어 주변의 신도시로 확산되면서 수도권 전체의 집값마저 자극하고 있다.
서울 반포에서는 전용 84㎡의 한강변 아파트가 최근 30억원에 거래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요즘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북과 강동, 강서를 가리지 않고 앞다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강남발 아파트 상승 파장이 서울 전역으로 번졌고, 이젠 강남 인근 분당을 필두로 한 수도권 신도시 집값마저 덩달아 꿈틀대고 있다.
이같은 흐름을 두고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상승세를 자극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강남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에 집을 쉽게 팔지 못하면서 매물마저 귀해져 아파트값이 뛰기 시작했다는 게 그같은 주장의 배경이다.
임대사업자로 변신한 다주택자들이 당분간 보유한 아파트들을 팔 수 없게 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이 한층 심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유가 무엇이든 아파트값 상승 파장은 수도권 신도시들로 옮겨지고 있다. 부동산114가 24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34%, 신도시 아파트값은 0.18% 상승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신도시 아파트값 상승률이 전주(0.04%)에 비해 부쩍 커졌다는 사실이다. 상승을 이끈 것은 분당 등 아파트값이었다. 분당의 아파트값은 이번주 0.59%나 올랐다. 강남 아파트값 상승세가 남쪽으로 이웃한 분당 집값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분당의 집값 상승세는 연쇄적으로 평촌과 판교, 일산 신도시로 전파됐다. 평촌에서는 0.18%, 판교에서는 0.08%, 일산에서는 0.02%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기록됐다.
분당 아파트값 상승세를 자극한 또 다른 요인은 성남시의 ‘2030 도시주거환경 정비기본계획’이었다. 계획 수립을 위해 시가 설문조사에 착수한 것이 재건축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을 기대하는 물건들이 즐비한 과천에서도 전주에 비해 아파트값이 0.84% 상승했다. 비슷한 이유로 광명의 아파트들도 0.64%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전역의 이번주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0.08%였다. 한주 전의 상승률은 0.03%였다.
서울에서는 목동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전철 목동선 건설에 대한 기대감이 재건축 희망과 맞물리면서 목동 아파트 가격은 이번주 0.65%나 올랐다.
그 다음으로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곳은 강서(0.63%)와 강동(0.57%), 도봉(0.56%), 금천(0.53%), 서대문(0.52%) 등이었다.
서울과 수도권 전셋값은 가을철 이사철을 앞두고 있지만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다. 서울 지역은 0.05%의 상승률을 보였고, 신도시와 경기, 인천 지역은 보합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