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적용하는 수입할당제(쿼터 시스템)가 상황에 따라 해제될 길이 열렸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 제품을 수입할당제 대상에서 선별적으로 제외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도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산 철강 제품에 적용하는 수입할당제에 예외를 둔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 등의 철강제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수입물량을 제한하는 내용의 수입할당제를 적용해왔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쿼터제는 지난 3월 양국 협상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한국산 철강의 연간 대미 수출 물량을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입할당제란 자국 산업의 보호나 보복 등의 수단으로 일정 기간에 걸쳐 특정 국가의 수입 물량을 미리 정해두는 제도다. 대개는 특정 국가의 제품 수입을 제한하려는 목적 하에 취해진다. 하지만 상대국에 상관 없이 자국의 수입물량 전체를 미리 정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만 제품의 수입이 이뤄지도록 관리하는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이 두 가지를 통칭해 수입할당제라 부른다.

이번에 미국은 아르헨티나산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수입할당제의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의 선별적인 쿼터 면제 조치는 안보상 중대한 이유가 있거나 미국 내 자체 생산만으로는 공급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경우에 한해 취해진다.

품목 면제를 받은 철강 제품 등은 미국으로 수출할 때 관세 부과는 물론 물량 제한 조치에서 예외를 인정받는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의 철강업체들은 미국 상무부의 승인을 얻을 경우 특정 품목에 대해서는 물량 제한 없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조치가 나오기 전부터 줄기차게 미국에 품목 면제 조치를 요구해왔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수입할당제 관련 조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하락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6원 하락한 1108.6원에 마감됐다.

미국의 조치가 한국산 철강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데 따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