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동산 시장에서는 ‘구축 아파트’란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부동산업계에서 아파트에 대해 설명할 때 종종 사용하는 말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신축 아파트를 소개할 때 새 것임을 강조하기 위해 주로 동원되는 표현이다.

이 때 쓰이는 ‘구축’은 ‘신축’의 반의어다. 하지만 구축은 아직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재되지 않은 단어다. 그런 만큼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라 할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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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이란 단어는 묻지마식 아파트 투기 열풍이 불 때는 무의미한 단어일 수 있다. 오히려 오래 된 아파트가 더 높은 가격에 팔리는 현실 속에서도 이 단어는 쓰임새가 없을 수 있다. 실제로 오래 전엔 그랬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아파트를 구축과 신축으로 분류하는 것이 업계에서는 하나의 관행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는 추세가 바뀌어 새 아파트일수록 더 높은 값에 팔리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나타난 일이다.

신축과 구축의 구분은 아파트 나이 5년 또는 10년을 기준으로 이뤄진다. 현실적으로 지은지 10년이 지나면 아파트 값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는 점을 감안해 그 기준을 10년으로 잡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부동산업자들은 대체로 이보다 더 엄격해 5년을 신축의 기준 연령으로 삼는다고 한다. 기준을 보다 세분화해 건물 나이 5년 이하는 신축, 5~10년은 준신축, 10년 이상은 구축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이는 아파트의 진화가 빨라지면서 새 아파트일수록 편의성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데 따른 현상이라 할 수도 있다.

신축과 구축의 기준을 단순히 아파트의 나이로만 따지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도 있다. 나이보다 기능적 측면에 관심을 두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이를테면 지하주차장 유무, 평면의 베이 수,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의 연결 여부, 스마트홈 시스템 구축 여부 등을 신축과 구축을 가르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구축이란 단어를 굳이 만들어 결과적으로 오래 된 아파트의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세력들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있다. 이같은 주장을 펴는 이들은 구축이란 말이 탄생한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구축이란 단어를 만든 이들은 일부 주택건설업자와 부동산중개업소, 그리고 부동산 투자자 등이다. 이들이 경제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새 아파트와 건축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기 위해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건축 기술 발달로 100년 가는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고, 오래 전부터 아파트의 편의성도 대동소이하게 개선된 현실에서 5년, 10년 된 아파트에 ‘구축’ 딱지를 붙이는 것은 잘못이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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