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이선호 기자]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고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제야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한 적정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5월 한국의 외환보유액(5월 기준)은 중국(3조1106억달러), 일본(1조2545억달러)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다.

4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3억달러로 한 달 새 13억2000만달러가 늘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3월 3967억5000만달러, 4월 3984억2000만달러, 5월 3989억8000만달러에 이어 4개월째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첫 돌파.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우리 외환보유액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여타 경제지표와 비교할 때 질적으로도 안정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경상지급액 대비 외환보유액 등의 건전성 지표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돼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유한 외환이 부족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던 21년 전 ‘환란’ 당시의 외환보유액 39억달러에 비해 100배 이상 불어났다. 국민들의 금모으기 열풍 덕에 빠르게 외환위기를 돌파한 뒤 꾸준한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외화자산 운용수익 증대 등을 통해 외환보유고를 늘려왔다.

외환보유액은 2001년 9월 1000억달러, 2005년 2월 2000억달러, 2011년 4월 3000억달러 허들을 차례로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기관들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으로 2008년 11월 2005억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3000억달러 돌파 이후 7년 2개월 만에 4000억달러 고지를 넘었다. 글로벌금융 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에 비해서는 두 배 불어난 것이다.

외환보유액 4000억 달러 첫 돌파, 그래픽은 외환보유액 추이.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은 관계자는 “IMF는 나라별로 경제 규모, 대외부채 등을 고려할 때 적정한 정도의 외환보유액 기준이 있는데 4000억달러는 IMF가 제시한 적정 수준에 포함돼 있다”며 외환보유액 4000억달러 돌파에 의미를 부여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외환보유액, 민간 대외자산 증가는 한국 경제 대외 신인도의 기반이 된다"며 "주요 신용평가사들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며 이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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