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직의 40%는 비정규직, 그 중에서도 절반은 시간제 근로자.’

이는 한국 여성 근로자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면들이다. 달리 말하면 한국 여성 근로자 열명 중 네명은 비정규직이고, 그 네명중 둘은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성평등과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약속하고 실행에 옮기려 노력했다고 하지만 아직 직장에서의 여성들의 처우는 열악하다. 그 결과 임금 수준은 여전히 남성의 70%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진=연합뉴스]

2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8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은 오늘날 한국 여성들의 위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두 기관이 밝힌 보고서를 요약하면 지난해 8월 기준 우리나라의 여성 임금 근로자는 881만8000명을 헤아린다. 이 중 비정규직은 363만2000명이다. 비율로 치면 41.2%에 해당한다. 반면 남성 임금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중은 26.3%다. 여성의 비정규직 비중이 14.9% 포인트나 높다.

비정규직이라 해서 다같은 것도 아니다. 여기서도 남성과 여성 간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 중 절반 이상인 190만2000명(52.4%)이 시간제로 일하고 있다. 남성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 비율이 26.6%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여성의 비정규직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전년보다 6.9%(12만2000명)나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여성 근로자 중 시간제 비율은 전년에 비해 2.4%포인트 높아졌다.

임시직 비중 역시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임금 근로자 중 여성 임시직 비중은 26.4%, 남성 임시직 비중은 12.9%였다.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 추이에서는 한가지 흐름이 발견됐다.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사이에 경력 단절 현상이 나타나고, 그 결과 30대에 접어든 다음 일시적으로 고용률이 하락하는 M자형 추이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공무원과 법조인 등의 직종에서는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범위를 국가직 공무원으로 좁히면 그같은 현상은 더욱 크게 부각된다. 국가직 공무원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50.2%였다. 국가직 공무원중 여성이 절반을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법조계 진출도 두드러지게 늘었다. 올해 법조계에 진출한 여성의 비율은 지난해보다 0.8%포인트 상승한 26.1%이다.

올해 의사·한의사 직종의 여성 비율도 크게 늘어 각각 25.4%, 21.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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