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구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어려워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해 강남구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서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9월 주택가격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구의 아파트 전세가율은 48.9%를 기록했다.

강남구 전세가율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국민은행이 구별 전세가율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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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체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61.7%로 전월(64.3%)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전세가율이 60% 미만으로 떨어지면 자기자본 부담이 커지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는 갭투자가 어려워졌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세가율 하락은 서울 아파트가 전세가에 비해 매매가가 크게 오르면서 발생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7.54% 오른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0.02% 하락했다.

강남구에 이어 용산구 전세가율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낮은 50.1%를 기록했고 송파구의 전세가율도 51.0%로 떨어졌다.

강남 11개 구의 전세가율은 58.2%를 기록하며 2013년 11월(59.2%) 이후 4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60% 벽이 무너졌다.

도봉구와 서대문구는 각각 67.7%, 69.5%를 기록하며 70%대 벽이 무너졌고 성동구는 8월 62.9%에서 9월에는 50%대(59.9%)로 내려왔다.

경기도는 지난 8월 74.9%에서 9월 74%로 떨어졌고, 인천은 75.8%에서 75.7%로 각각 하락했다.

반면 최근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일부 지방은 전세가율이 오르는 곳도 있다.

부산의 경우 최근 매매가 하락으로 인해 전세가율이 8월 68.5%에서 9월에는 68.6%로 상승했고, 경북은 77.8%에서 77.9%로, 제주도는 62.8%에서 62.9%로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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