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미국 사찰단 방문을 허용한 건 북·미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은 미국이 그간 제시해온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에 부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간)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면담한 자리에서 풍계리 사찰 카드를 꺼내들었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이후 북·미 정상은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까운 미래에 김정은 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회동 후 작별하면서 "조만간 제2차 조·미(북·미) 수뇌회담과 관련한 훌륭한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는 양측의 실무협상의 진행속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열릴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의 실무협상에서 2차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할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조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두고 얼마나 빨리 합의점을 찾느냐가 관건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나워트 대변인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포함된 4가지 합의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4가지 합의사항은 ▲북·미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 및 북한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등이다.
국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김 위원장 면담에는 미국 쪽에선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 쪽에선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각각 배석했다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에 이어 7∼8일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나 평양 방문 결과를 전달했다고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 상견례와 2차 북·미정상회담 구상,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약속한 FFVD 등을 망라한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장관에게 전달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은 또한 대북 문제에 대한 통일된 대응을 위해 한·미 동맹, 그리고 일본과의 지속적인 긴밀한 조율을 해 나가기로 재확인했다고 나워트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