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판매 중단조치에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미국 내에서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 이후 사우디에 더 이상 무기를 팔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가 미국의 중동지역 내 무기판매 '큰 손'이자 전략적 동맹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수출은 미국인들에게 경제적 이득이라며 이런 수출의 중단은 러시아와 중국 기업들을 기쁘게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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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에 맞서는 사우디의 역할을 거론하며 "우리는 명심해야 할 매우 큰 그림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기 수출 중단을 제외한 다른 많은 가능한 제재 방법이 있다며 의회 주요 인사들과 적절한 대응책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은 무기판매 중단에 대해 그가 갖고 있던 기존의 부정적 시각을 재확인해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사우디 정권의 발표 내용과 관련해 "그것은 큰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평가한 뒤 "답을 찾을 때까지는 불만족스럽다. 나는 답을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우디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회 등의 여론에 대해서 미국의 일자리 창출을 해칠 수 있다며 "100만 개도 넘는 일자리가 걸려 있는 문제이다. 주문을 취소하는 건 그들보다 우리에게 훨씬 타격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카슈끄지 피살 의혹의 진상규명에 대해선 "사우디에 사람들이 나가 있고, 터키에는 고위 정보요원들이 (진상규명을 위해) 나가 있다. 터키와 사우디에 훌륭한 인력들이 나가 있는 만큼, (진상에 대해) 곧 알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오늘 밤이나 내일 돌아온다. 사우디 상황에 대해 이틀이 지나면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과 사우디 국왕은 (카슈끄지 피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지만 '이를 믿느냐'는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개입이 드러날 경우에 대해서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다.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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