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 색 육류와 이를 재료로 만든 햄,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에 고율의 세금(Meat Tax: 고기세)을 매기면 지구촌 전체적으로 연간 사망자 수가 22만명 줄어들 것이란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기세로 인해 육류 소비가 줄어들면 연간 의료 관련 비용도 전세계적으로 306억 파운드(약 44조9000억원) 절약될 것으로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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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은 곳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었다. 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고소득 국가에서는 육류에 20%, 육가공식품에 110%의 고기세를 매기고, 저소득 국가에서는 해당 세율을 그보다 낮게 책정한다는 전제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목적은 그렇게 할 경우 사망자 수와 의료비용이 얼마나 줄어드는가에 맞춰져 있었다.

연구 결과 고소득 국가에서는 1인당 고기 소비량이 1주일에 2인분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됐다.

영국의 경우 육류에 14%, 육가공식품에 79%의 고기세를 매긴다는 전제로 연구를 진행했더니 1년 동안 사망자는 6000명, 의료 관련 비용은 7억 파운드(약 1조275억원) 줄어든다는 결과가 나왔다.

붉은 고기는 흰살 고기와 달리 심뇌혈관 질환과 암,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요소로 지목돼왔다. 암 중에서도 특히 대장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다수 공개돼 있다. 베이컨이나 햄, 소시지 등 육류를 가공해 만든 육가공식품도 암을 유발하는 식품으로 자주 지적됐다.

육류 중에서도 소고기는 소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초지가 줄어들고 메탄가스가 다량 방출된다는 이유로 자주 공격을 받았다.

따라서 육류와 육가공식품 소비를 줄이면 건강도 챙기면서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BBC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기세를 실제로 도입하는데는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기세 도입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인데다, 세제가 갖춰진다 해도 고기 소비가 줄어들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고기세를 도입하면 생활물가가 상승하고, 그에 따른 타격이 저소득층에게 더 크게 가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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