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빅이슈가 없는 한 주를 맞아 증시의 눈길은 시계(視界)를 넓혀 주 후반부와 그 이후를 향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할 이슈들은 여전히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간 선거 이후 펼쳐질 안도 랠리의 양상, 이번 달 하순에 시작될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그 이후 시작될 산타 랠리 등등이 그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 = AP/연합뉴스]

특히나 이번 주 전반부는 미·중 무역전쟁처럼 상시적인 것 말고는 특별히 눈에 띄는 빅이슈 없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 후반부 시작점인 15일(한국시간)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이 있다.

연준 의장의 연설은 언제나 증시의 눈길을 사로잡는 사건이다. 지난달 초 파월 의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매파적 발언을 여과 없이 함으로써 뉴욕증시와 우리 증시를 출렁이게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모두 9번의 연설을 했는데 그 중 5번은 주가 하락을 이끄는 작용을 했다.

따라서 이번엔 그가 어떤 발언을 쏟아낼지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쳤다”라는 독설까지 들으면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내온 그이지만 중간선거 이후 그의 스탠스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조금씩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그도 결국 자신을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헤아려가며 적정한 선에서 타협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저금리에 의한 약달러 추구 의지를 노골화해왔다.

시장은 일단 파월이 이번 연설에선 원론적인 이야기만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런 발언 내용이 오히려 신흥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자체가 금리인상 기조를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그가 완화적 통화정책 방침을 희미하게라도 시사한다면 증시엔 호재가 될 수 있다.

빅이슈가 실종된 이번 주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달 마지막주에 시작되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먼저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가 시작돼 첫날부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광군제를 통해 팔리는 한국산 제품이 주로 화장품 등에 쏠려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반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선 가전을 비롯한 각종 정보기술(IT) 제품과 인공지능(AI) 제품 등이 대거 팔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의 매출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와 그 다음 주의 ‘사이버 먼데이’ 기간을 포함하는 올해 소비시즌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시야를 더 넓히면 다음달 펼쳐질 미국의 산타 랠리도 증시엔 호재일 수밖에 없다. 물론 미·중 무역전쟁의 악화 등 돌발 변수가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전제로 한 얘기다.

한편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이번주 코스피 등락 범위는 대체로 2050~2150선에서 형성돼 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