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심심찮게 들리는 경제용어중 하나가 중립금리다. 근래 들어 이 말이 자주 들리게 된 계기는 지난달 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공개 발언이었다. 그가 “미국의 금리는 중립금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하자 언론들이 일제히 이 말을 전파했다.

이 발언 이후 뉴욕증시를 비롯한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미국 증시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증시도 예외 없이 하락장세를 연출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미국 기준금리의 연이은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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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는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는 개념이다. 중립금리는 실체가 없고, 그런 만큼 당연히 실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중립금리는 한 나라의 통화정책을 말할 때 심심찮게 인용되는 개념이다.

중립금리는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흔히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완화적이지도 긴축적이지도 않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지칭한다. 인플레나 디플레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기준금리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 나라 경제 상황에 맞는 적절한 수준의 기준금리다.

그 지점이 어디인지를 두고는 실체 논란 이상의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 쉽다. 이는 중립금리가 얼마인지를 누구도 선뜻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JP모건이 한국의 중립금리에 대한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1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JP모건은 한국은행이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치면서 “한국의 중립금리가 상승하면서 11월 이후에도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우선 이달 중 한은이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이어 한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여전히 중립금리에는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여지가 있다는 게 JP모건의 분석이었다.

JP모건은 “2019년 말까지 선진국들의 금리가 올라가면 한국의 중립금리도 올라갈 것”이라며 “11월 인상 이후 머지않은 미래에 한은의 기준금리가 0.5%포인트 더 올라야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은의 기준금리가 1.5%인 점을 감안하면 JP모건이 평가하는 한국의 중립금리는 2.25%라는 해석을 가능케 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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