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비위 화수분’이라 할 만하다. 직원 폭행과 도청 등 각종 엽기 행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이 불법 업로드 조직을 운영하고, 임직원 명의를 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주장이 나와 다시금 이목을 끈다.

양 회장의 직원 도청 내용을 폭로한 A씨는 13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7월 28일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이후에 자체 조사를 해 본 결과, 양진호 회장이 비밀리에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는 뉴스타파, 진실탐사그룹 셜록, 프레시안 등 언론 3사가 A씨의 요청을 받아 마련했다.

'양진호 사건'의 공익신고자인 A씨는 “방송이 나간 뒤 나와 몇몇 임원이 자체 조사한 과정에서 이미 퇴사한 임원 한명과 직원 한명이 헤비업로더를 관리하며 직접 일부 업로드도 하고, 서버를 통해서 끌어올리기라는 행위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기에 가담한 직원은 내가 알기로는 두 명 정도이고, 이 사실을 아는 임직원은 회장 포함 5∼6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A씨는 “성범죄 영상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 몰래 업로드 조직을 운영했다는 사실에 배신감을 느꼈다”며 “웹하드 시스템 고도화로 외부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적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부에서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밝혀낼 수 없다”고 목청을 돋웠다.

A씨는 이날 양진호 회장이 불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도 주장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밝힌 양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법인을 설립해 임직원 명의로 주식을 소유하게 하고 나중에 주식을 매매해 임직원 명의로 들어간 돈을 개인적으로 쓰는 주식매매 방식이다. 나머지 하나는 회삿돈을 빌리는 대여금 방식이다.

A씨는 “양 회장이 소유한 뮤레카와 2013년 설립된 몬스터주식회사를 통한 주식매매 방식으로 30억원에 가까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여금으로는 양 회장이 수십억원을 가져가 일부만 원금과 이자를 갚았다”고 주장했다.

몬스터주식회사의 경우 2016년 판도라티비에 42억원(세금 공제 시 약 20여억원)에 매각하면서 임직원 계좌로 해당 매각액을 입금 받았고, 이 돈은 지주사인 한국인터넷기술원으로 전달되지 않은 채 양 회장의 고가품을 관리하는 데 쓰였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양 회장은 지난 9일 경찰에 구속됐지만, A씨는 경찰 수사에 대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9월 4일 압수수색이 들어온다는 것을 임원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임원에게 모두 전달됐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수사가 쉽게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내부 고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이날 “이번 내부 고발은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한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번 내부 고발이 웹하드 업계뿐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완전히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자신의 폭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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