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고용동향도 예상대로 부진한 상태를 유지했다. 늘어난 취업자 수는 6만4000명으로 4개월 연속 10만을 밑돌았고, 실업률은 3.5%로 올라서며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중 취업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고용률(61.2%)은 9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취업자 수 증가세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경제활동의 주축인 30대와 40대의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각각 7만4000명, 15만2000명 줄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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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수치가 비관적 상황을 나타내는 가운데 한가지 두드러지게 다가오는 사실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3.5%였다. 10월을 기준점으로 비교했을 때 이는 2005년의 3.6% 이후 만 13년만에 가장 높게 집계된 수치다.

그만큼 취업난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수치라 할 수 있다. 현실을 반영하듯 40대와 50대 실업자는 각각 3만5000명, 3만명 증가했다. 그런데도 20대 실업자는 3000명 줄어들었다.

그 여파로 19~29세 청년층 전체의 실업률도 당연히 줄어 작년 10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8.4%를 기록했다. 이같은 기현상에 대해 통계청은 “올해 10월엔 공무원시험이 없어서”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통계청의 해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통계방식을 먼저 알아야 한다. 통계청은 실업률 계산을 할 때 경제활동인구만을 대상으로 삼는다. 그런데 공무원시험 준비생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되지 않아 통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즉, 공시생은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통계청이 말하는 실업자는 정확히 말하면 일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주어지면 일을 할 능력이 있고, 최근 일정 기간 안에 구직활동을 한 사람을 의미한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공시생은 평소엔 실업률 집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가 원서를 접수하는 순간 비로소 실업자로서의 조건을 충족하면서 그 대상에 포함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올해 10월에 청년 실업률이 감소한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이라 할 수 있다. 통계가 지닌 허점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현행 기준에 따라 경제활동인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10월 실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시점보다 7만9000명 늘어난 97만3000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내리 9개월간 100만명을 웃돌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나아졌지만 10월만 놓고 보면 외환위기에 휘청이던 1999년(110만8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총 2709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6만4000명 늘어났다. 지난 8월 증가폭이 3000명까지 떨어졌던 것에 비하면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할 수 있지만 절대수 자체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의 월 평균 실업자 증가폭은 31만명을 상회했었다.

고용의 질 면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 제조업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이 7개월째 감소세를 보인 점도 뼈아픈 부분이다.

경기 위축이 심각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을 강행한 결과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가 9만7000명이나 줄어든 것도 의미심장한 사실이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감소는 특별한 기능이나 자격증을 갖추지 못한 서민 빈곤층의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가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닌다.

20대 취업자 수가 6만1000명 늘어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30대(-7만4000명)와 40대(-15만2000명) 취업자 수가 크게 즐어든 점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30대와 40대 취업자 수 감소 현상은 각각 13개월, 3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30대와 40대의 실직은 한 가정 전체를 파탄에 빠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정부도 이젠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와 서비스업에서의 취업자 증가세 미약 등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혁신성장의 강화로 일자리 창출의 여력을 확충하고 경제 활력을 제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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