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의미하는 전세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세가율 하락은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나타나고 있는 또 하나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전세가율 하락세는 무엇을 예고하는 것일까.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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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하락의 의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전셋값이 집값의 턱밑을 추격해 들어갈 경우 이를 집값 하락의 전조로 해석하는 의견도, 그 반대의 의견도 나타나곤 했다. 지역 사정과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서이다.

하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전세가율이 적정선 이상으로 올라서면 집값 상승의 전조로, 그 아래로 내려가면 그 반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데로 모아진다. 물론 적정한 전세가율이 어느 수준인지를 두고도 논란이 일 수 있지만 대체적인 합일점은 60% 선이다.

하지만 이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세가율 하락세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아직은 60%대 중반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단, 서울의 전세가율이 함께 하락 흐름을 타고 있는데다 이제 막 60%선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 서울이 전국의 집값과 전셋값 흐름을 주도한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이 작성한 지난 10월의 ‘월간 KB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65.1%였고, 이중 서울의 전세가율은 59.8%였다.

더 중요한 사실은 전세가율 추이다. 같은 조사에 나타난 전국 평균 전세가율은 올들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9월의 전국의 월별 전세가율은 차례로 67.3%, 67.1%, 66.8%, 66.6%, 66.4%, 66.3%, 66.1%, 66.0%, 65.4% 등이었다.

몰론 주택 중에서도 선호도가 가장 높은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지난 10월 71.4%로 여전히 7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비율은 전국 평균치 흐름에 맞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서울의 아파트값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방에서는 아파트값 하락세가 3주째 이어졌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에 비해 0.02% 떨어졌다. 지난주 0.01% 하락하며 흐름이 반전되더니 낙폭을 배로 키운 것이다.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률은 매매가격 하락률보다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전셋값의 경우 전국 평균으로 0.06%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하락률도 이와 같았다. 전주에 비하면 전국 평균 하락률은 0.02%포인트, 서울 하락률은 0.03%포인트 더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을 주도한 곳은 ‘강남권 4구’였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평균 하락률은 0.09%에 이르렀고 이 중에서도 강남구의 하락률(0.12%)이 특히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서울 25개 구에서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다. 기타 강남권의 지역별 하락률은 송파 0.11%, 서초 0.08% 등이었다.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 역시 전주에 이어 또 다시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다. 서울에서는 9500가구나 되는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가 코앞으로 닥치면서 강남 4구의 전세가격 하락이 본격화됐다.

서울에서도 재건축 이주 수요가 급감한 서초구에서는 전셋값이 전주에 비해 0.21%나 내려갔다.

전국적으로도 전통적인 이사 비수기인데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바람에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심화됐다. 일부 지방에서는 2년 전 입주 당시보다 전세가격이 낮아져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낼 때 전세보증금 일부를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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