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게 할 호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한주를 맞게 됐다. 하지만 이번 주엔 굵직한 국제정치적 이슈들이 주 후반부에 몰려 있어서 각 이슈의 전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증시가 특별히 눈여겨볼 사안들은 역시 정치적 이슈들이다. 요즘 증시가 경제적 요인보다는 정치 동향에 좌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관심사는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 여부와 오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이다. 국내에서는 마지막 평일인 30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통화정책을 논의키로 돼 있어 미리부터 눈길을 끈다.
북·미 고위급회담 재개는 한반도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요소로서 증시엔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회담 성사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미국은 이번 주 중 회담을 성사시키려 하고 있지만 북한 측이 신중 모드를 유지하며 선뜻 응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G20 정상회의는 미·중 무역전쟁 완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행사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양자회담을 통해 무역갈등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회담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 주 중 양자회담 참석자들의 면면이나 세부 논의 내용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그 자체만으로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국이 이번에도 특별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세계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 G20 행사에서도 미·중 두 나라가 접점을 찾지 못하면 미국은 예고한 대로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미·중 무역전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내년도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소개했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무역전쟁에 의한 교역량 감소다.
중국의 성장률 저하는 중국에 중간재를 주로 수출해 먹고사는 우리에게 결정타가 될 수 있다.
앞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나라는 심각한 갈등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험한 감정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이 행사에서 공동성명이 채택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국내 이슈로는 주 후반에 있을 한은 금통위 회의의 기준금리 결정이 꼽힌다. 시장이 예측하기로는 한은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또 한 차례 올릴 것이란 전망과 어느 정도 맞물려 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제기되는 것과 함께 기준금리 동결론이 점차 세를 불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주엔 주 후반부(한국시간 28~30일)에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시카고 연은 총재,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의 연설이 예고돼 있어 그들의 입을 주시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이들 연준 위원들이 다음 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아시아증시는 물론 우리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오는 29일(한국시간) FOMC 11월 회의록이 공개되는 것도 증시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이번 주 코스피 등락 범위는 2030~2100(케이프투자증권), 2050~2100(하나금융투자), 2030~2120(NH투자증권), 2050~2120(ktb투자증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