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확인(Touchdown confirmed)!”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제트추진연구소(JPL) 관제소는 박수와 포옹, 함성 등이 어우러진 환호의 도가니에 빠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인 인사이트(InSight)호가 이날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무사히 착륙해서다. 덕분에 인류의 화성 탐사를 위한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

인사이트호는 이날 ‘대기권 진입·하강·착륙(EDL)’이라는 가장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화성에 접촉했다. 눈에 띄는 것은 지구 대기의 1%에 불과한 대기권의 마찰력을 이용해 우주선의 하강 속도를 줄이고 화성 착륙에 성공한 대목이다. 통상 이 과정은 ‘위험한 착륙’, ‘공포의 7분’으로 불리는데, 그만큼 우주선 운용에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호가 비행 추진체를 분리하고 남은 ‘에어로셸’만으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한 뒤부터 착륙까지 걸린 시간은 약 6분30초였다.

[사진=NASA/JPL-Caltech/연합뉴스]
[사진=NASA/JPL-Caltech/연합뉴스]

시간당 1만2300마일(1만9794㎞) 속력으로 순항하던 인사이트호는 지표면으로부터 80마일(128㎞)에 걸쳐 형성된 화성 대기권으로 진입한 뒤 낙하산과 하강(역추진) 엔진을 가동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제로’에 가깝게 줄여 무사히 착륙했다.

인사이트호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후 2시 54분께(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54분)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화성에 안착했다는 낭보를 알려왔다. 인사이트호는 극초단파(UHF) 안테나로 위치신호를 보낸다.

이로써 인사이트호는 지난 5월 5일 발사된 이래 206일간 4억8천만㎞를 날아 최종 목적지인 화성 표면에 다다랐다.

JPL 관제소는 인사이트호와 함께 발사된 큐브샛 마르코(MarCO) 2대 가운데 한대로부터 인사이트호의 성공적인 착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성 표면을 담은 사진도 큐브샛 마르코를 통해 전송됐다.

과거 화성탐사선이 주로 화성 지표면과 생명의 흔적을 찾는데 주력했다면, 이번 인사이트호는 앞으로 2년간 화성 내부를 조사한다. 인사이트라는 이름도 이런 탐사 활동을 나타내는 ‘지진조사, 측지, 열 수송 등을 이용한 내부 탐사’의 영문 앞글자서 따온 것.

인사이트호는 여기저기 옮겨 다니지 않고 엘리시움 평원의 착륙지서만 탐사 활동을 펼칠 예정이어서 2012년 화성에 착륙했던 큐리오시티(Curiosity)를 비롯한 다른 로버들과 달리 바퀴를 장착하지 않았다.

인사이트호는 1.8m 길이의 로봇팔을 이용해 행성 표면에 지진계를 설치하게 된다. 이 지진계는 화성에 있을지도 모를 지진을 측정하고, 미세한 흔들림(wobble)을 계산해 행성 핵에 관한 실마리를 얻게 된다. 또 지하 5m까지 자동으로 파고 들어가는 못에 열 감지기를 달아 행성 내부온도를 측정한다.

인사이트호는 지진계와 열 감지기를 통해 지구에서의 지진과 같은 흔들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 화성의 지각이 얼마나 두꺼운지, 화성 중심부로부터 얼마나 많은 열이 방출되는지 등의 탐사 작업을 하게 된다.

NASA는 인사이트호를 통해 화성의 내부를 조사함으로써 지구·화성·수성·금성 같은 암석형 행성의 형성과 수십억 년에 걸친 변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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