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 당국을 축으로 유해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제조업계 쪽은 그같은 주장을 매번 반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담배 규제 관련 정책포럼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성분은 일반 담배의 그것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나오키 쿠누키타 박사였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나오키 박사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유해 물질로 지목되는 타르의 주성분이 의약품으로 쓰이는 습윤제 글리세롤이라고 주장했다. 이 물질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타르라고 다 같은 타르가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를 토대로 그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타르에 대해 보다 면밀한 개별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오키 박사의 주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었다. 지난 6월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일반 담배에서 나오는 것과 비슷한 분량의 타르가 검출됐다고 소개하면서 “타르에는 어떤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유해성이 감소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타르는 담배 연기 구성 물질 중에서 니코틴과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질을 지칭한다.

나오키 박사는 “한국 식약처의 연구 결과가 말하는 타르는 전통적 개념의 타르를 가리킨다”면서 “그것은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것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식약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주장하면서 근거로 내세운 스위스 베른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는 구조와 성분에서 차이를 지니고 있는 만큼 그에 적합한 2단계의 배출물 수집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복지부는 나오키 박사가 제시한 방법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것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복지부는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똑같은 규제를 적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WHO는 최근 당사국총회에서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판매 촉진 활동을 규제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채택한 바 있다.

영국에 이어 뉴질랜드가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인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복지부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로 사용하는 국가는 아직 없다”며 “영국에서 금연보조제로 사용되는 것은 액상형 전자담배로, 이 역시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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