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항암제 ‘트룩시마’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획득하면서다. 이번에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이는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는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이다.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의 맙테라(해외 판매명 리툭산, 성분명 리툭시맙)다. 우리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가 미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FDA는 특정 의약품의 첫 바이오시밀러 승인 시 자문위원회를 열어 심의한다. 트룩시마의 경우 지난해 열린 자문위에서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셀트리온이 2016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미국 제품명 인플렉트라)'로 미국 시장의 문턱을 넘은 후 두 번째 결실이다. 이로써 셀트리온이 램시마에 이어 트룩시마까지 미국 내 해당 오리지널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퍼스트무버(Firstmover, 시장개척자)‘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트룩시마. [사진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연합뉴스]
트룩시마. [사진 = 셀트리온헬스케어 제공/연합뉴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이같은 퍼스트무버 자리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중요하다. 특정 의약품 시장을 장악하고 선점하는 데 유리한 부분이 많아서이다. 실제 미국의 리툭시맙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으로, 전세계 매출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트룩시마가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 퍼스트무버로 진입했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 셀트리온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자사가 이 같은 내용의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셀트리온은 미국에서 퍼스트무버의 장점과 경쟁자 없는 우호적인 영업환경 등을 통해 항암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트룩시마의 미국 내 판매는 북미 판권을 보유한 다국적제약사 테바가 맡기로 했다.

브랜던 오그레이디 테바 북미 사업 부문장은 "트룩시마의 허가로 마침내 테바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 시장에 조기에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는 "미국 환자들에게 오리지널의약품과 동등한 치료 효과를 가진 바이오시밀러 치료 혜택을 제공해 환자들의 삶의 질 제고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유럽에서 트룩시마의 퍼스트무버 강점을 내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2월 유럽에서 허가받은 뒤 같은 해 4월 영국에서 첫 출시됐고, 올해 6월 기준 유럽 18개국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유럽 리툭시맙 시장에서의 트룩시마 점유율은 3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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