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날아든 미·중 무역전쟁 휴전 소식은 증시에 감돌던 긴장감을 일순 풀어주는 역할을 했다. 양국이 휴전 기간을 설정하고 그 기간 중 종전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것은 회담에 대한 부정적 전망 속에서 건져올린 최소한의 수확이었다.

합의의 골자는 두 나라가 90일 간 추가 관세 부과를 멈추고, 후속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는 이 기간 중 중국이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의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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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냉정한 분석가들은 단기적 호재일지언정 세계경제에 드리워진 중장기적 불확실성을 제거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2000억 달러어치 상품에 대해 관세를 추가로 물리지 않기로 한 것은 단기적 호재이지만 무역전쟁의 전운이 언제든 다시 몰려들 수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따라서 두 나라가 벌일 후속협상에 눈길이 쏠리게 됐다. 말이 후속협상이지 사실 공은 중국으로 넘어가 있다고 보는 게 옳다. 미국의 요구사항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미국이 요구하는 핵심 사항은 중국내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강요 금지, 사이버상에서의 침입 및 절도 중단 등이다.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를 억제하지 말라는 것도 미국이 시진핑 주석에게 요구하는 내용 중 하나다. 사실상 중국으로서는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중국도 짐작하고 있듯이 미국은 중국을 향해 국제무대에서 패권 다툼에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셈이다.

분석가들이 미·중 휴전 합의를 ‘나쁘지 않은 결과’ 정도로 해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이 적정한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기미를 드러낸다면, 증시엔 큰 호재가 될 것이 분명하다. 관세 장벽이 낮아지고 불확실성이 제거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교역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특히 곤경에 처한 해운 및 조선 산업 등이 가장 먼저 과실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5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행할 연설도 증시가 주목하는 이벤트다. 지난 주 파월 의장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Just Below)’에 있다고 말해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려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을 낳게 했다. 불과 두 달 전의 발언 내용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었다.

이로 인해 연준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다수 등장했다. 연준이 이 달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현지시간 18~19일)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리되 내년에는 그 횟수를 한 두 차례로 제한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당초 시장의 전망은 연준이 이 달 기준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도 세 차례 이상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데 모아져 있었다.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 방향은 파월 의장의 이번 의회 연설을 통해 보다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파월 의장이 이번에 보다 분명하게 속도조절론을 펼친다면 다른 변수가 없는 한 미국 증시는 물론 전세계 증시에도 다시 한번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주목할 또 다른 행사는 6~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산유국들의 모임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대거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국제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평균 100만~140만 배럴 감산하는 문제가 논의되길 희망하고 있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산을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사우디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주의 주요 증권사별 예상 코스피 등락 범위는 NH투자증권 2060~2160, 하나금융투자 2100~2150, ktb투자증권 2020~2220, 케이프투자증권 2070~21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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