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한국은행이 잠정 집계한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발표했던 속보치와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전 분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은 2분기와 같은 0.6%였다. 1분기의 성장률은 1.0%로 집계돼 있다.

3분기까지의 올해 누적 성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로 집계됐다. 다시 3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0%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9년만에 가장 낮게 나타난 성장률 수치다. 작년 3분기 때 추석 효과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이 이뤄진데 따른 기저효과가 그 배경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상은 한은이 4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 보고서에 나타난 내용들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올해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400조1978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산정됐다. 이 수치가 직전 분기보다 0.6% 늘어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성장률 흐름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0.2%)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 1%대 성장률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다시 두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한은이 두 차례에 걸쳐 수정한 올해 성장률 최종 전망치인 2.7% 달성이 가능할 지를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됐다. 한은은 처음엔 올해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가 그 수치를 지난 7월 2.9%로, 지난 10월엔 2.7%로 연거푸 수정했다.

[자료 = 한국은행 제공]
[자료 = 한국은행 제공]

현재 분위기로 보면 정부 당국의 전망치(2.9%) 달성은 이미 물건너간지 오래다. 이제 관심은 기존보다 0.3%포인트나 낮춘 한은의 전망치나마 적중할 것인지에 모아져 있다.

한은의 계산에 의하면 올 한해 누적 성장률이 2.7%에 도달하려면 남은 4분기에 0.82% 이상의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따라서 이게 달성될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주변에선 우려가 쏟아지고 있지만 한은은 일단 수정 전망치 달성은 가능할 것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본격화된 정부 투자와 개별소비세 및 유류세 인하,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 증가 등의 효과가 4분기에 구체화되면서 3분기 이상의 성장률이 달성될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다.

한은은 지금도 우리 경제가 예상대로의 성장 경로를 가고 있다는 입장을 함께 고수하고 있다. 2.7% 성장률 달성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하는 등 많은 기관들은 한은과 비슷한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한은도 인지하고 있듯이 미·중 무역분쟁의 지속과 고용 부진 등으로 인한 심리적 위축을 해소하지 않으면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한편 3분기 중 건설투자는 6.7%나 감소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추석 연휴영향이 더해진 결과였다.

설비투자 역시 4.4% 감소했다. 2분기 때보다는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지만 1년 전에 비하면 감소율이 7.4%나 된다.

민간 소비는 0.5%, 정부 소비는 1.5% 늘었다. 정부 소비가 늘어나게 된 주 원인은 건강보험 급여 지출의 증가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 중 수출은 3.9% 늘었고, 수입은 0.7% 감소했다.

업종별 성장률은 제조업이 반도체 및 전기·전자기기 등의 호조세에 힘입어 2.3%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선전했지만, 건설업 등이 마이너스 5.7%로 뒷걸음질치며 전체 성장률을 갉아먹었다. 서비스업은 0.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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