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동계가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의 합의 내용을 수용해야 협상 타결이 확정된다.

일단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운영 주체가 될 광주시와 현대차는 각종 난관을 뚫고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5일 시청사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고 그간의 협상 내용을 브리핑한 뒤 최종협상안에 대한 공동결의를 시도한다.

이 자리에서 노동계의 동의를 이끌어내면 광주시는 현대차와 최종 협의를 마무리하고 투자협약 조인식을 치르게 된다. 광주시가 지역 노동계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현대차와 협상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대한 협상은 사실상 타결됐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 공장이 들어설 광주 빛그린산업단지 현장. [사진 = 연합뉴스]
현대차 공장이 들어설 광주 빛그린산업단지 현장. [사진 = 연합뉴스]

이번 협상은 당초 설정했던 기한을 넘기며 장기간 이어졌을 만큼 난항을 겪었다. 양측은 임금 수준과 주당 근로시간, 사업 출범 이후 일정 기간(5년) 동안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유예 문제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협의 도중 광주시가 당초보다 높은 수준의 요구 사항들을 제시하지 현대차가 이를 완강히 거부하면서 협상이 깨질 위기가 초래되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에 몰린 광주시가 현대차의 요구 사항을 상당 부분 수용하면서 협상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주요 합의 내용은 근로자 초임 연봉 3500만원, 주 44시간 근무 원칙 확인 등이다.

한동안 양측은 연봉 4000만원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결국 현대차의 요구가 관철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3500만원 방안이 완성차 업계의 평균 연봉인 9000만원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입장을 드러내며 반발해왔다.

주당 근로시간 문제와 관련해서도 광주시가 노동계의 요구를 수용해 40시간 방안을 제시하자 현대차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럴 경우 40시간 초과 시간에 대해 초과근로 수당을 지불해야 하고, 결국 평균 연봉 수준이 올라가게 된다는 게 현대차 측의 주장이었다.

양측이 이번에 합의를 이루게 된 데는 정치권의 압박과 노동계의 지나친 요구를 비난하는 전국적인 여론도 힘을 보탰다. 정치권에서는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대신 적용하자는 안이 제기됐었다.

광주시와 현대차 간 합의 내용엔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한 상생발전협의회 구성 방안과 선진 임금체계 도입 방안, 적정 노동시간 구현 및 인력 운용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단협 및 임금협약을 유예하는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미지수다. 노동계에서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까지 내세우며 그같은 방안에 대해 거부감을 표출해왔다.

광주시가 노동계와의 공동결의를 마친 뒤 현대차와 함께 서명할 협약서에는 새로 만들어질 법인의 자본금 규모,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금액 및 지분율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와 현대차의 투자금액은 각각 590억원, 530억원이다.

전체 사업비는 7000억원이며 이중 2800억원은 참여자 투자로, 나머지는 금융권으로부터의 차입으로 충당키로 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시와 현대차가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빛그린산단 62만여㎡ 부지에 연간 10만대 정도의 완성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 사업이 실현되면 직간접 고용을 통해 총 1만2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