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의 고용 상황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제시됐다. 극심한 고용 부진이 내년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처럼 어두운 전망을 내놓은 곳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이란 점이다. 통상 국책 연구기관들이 민간 기관에 비해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동연구원의 분석은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노동연구원이 6일 공개한 ‘2018년 노동시장 평가와 2019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우리나라의 취업자 예상 증가폭은 12만9000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이 그 정도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연구원의 내년 전망치는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연구원이 예상하는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9만5000명이다.

이는 정부의 올해 수정 전망치인 18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취업자 증가폭을 32만명으로 설정했으나 지난 7월 이를 18만명으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마저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음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간 중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9만6800명에 불과했다.

참고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31만여명이었다.

노동연구원이 제시한 내년 전망치는 그나마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최악의 변수를 배제한 가운데 한국은행 경제 전망에 근거해 산출된 것이다. 무역전쟁 심화나 장기화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고용 사정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역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노동연구원보다도 훨씬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초 KDI가 제시한 올해 대비 내년도 취업자 증가폭은 10만명 안팎이었다. KDI가 내놓은 올해 취업자 증가폭 전망치도 연구원보다 낮은 7만여명이었다.

노동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실업률은 나란히 3.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률 예상치도 나란히 60.7%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노동연구원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발표된 지난 8월부터 상용직과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도 고용에 있어서 다소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최저임금과 관련된 부정적 영향이 가중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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