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식품 및 외식 물가가 도미노식으로 줄줄이 올라가고 있다. 하나가 인상되면 그와 연관된 다른 상품들이 꼬리를 물며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우유와 치킨, 커피, 과자, 빵 등이다.
가격 인상의 변은 늘 그렇듯 인건비 및 생산원가 상승 등이다. 최저임금의 연이은 급등이 인건비 상승을 불렀고, 원가 상승 역시 그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생활물가 움직임은 연말 분위기에 편승해 마진을 늘리려는 상혼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다음 달부터 또 한번 크게 오를 최저임금 상승분을 가격에 미리 반영하려는 심리도 작용했을 수 있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지난 8월 5년 만의 인상이라며 자사의 흰우유 1ℓ 제품 가격을 3.6% 인상했다. 생산원가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는 것이었다. 같은 이유로 남양우유도 지난 10월 우유제품 가격을 4.5% 올렸다. 남양의 경우 1ℓ 제품의 용량을 900㎖로 줄이는 방법으로 제품값을 사실상 10% 끌어올리기도 했다.
우유값 상승은 식품 및 외식 물가 상승의 신호탄이 되기 쉽다. 우유를 원재료로 쓰는 식품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각종 빵과 커피, 과자, 아이스크림 등등이 그에 해당한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달부터 우유제품 가격을 10% 올렸고,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 제품 가격을 내년부터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100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과자 값도 올해 들어 줄줄이 인상됐다. 롯데제과와 크라운해태는 지난 봄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농심은 지난 달 ‘새우깡’ 등 자사 제품 19개의 출고가를 6.3% 올렸다.
직장인들에게 점심 식사 후 한잔이 일상화된 커피값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디야커피는 이 달부터 전체 70개 중 14개 메뉴의 가격을 인상했고, 엔제리너스는 아메리카노 등 17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2.7% 올려받고 있다.
국민 간식인 치킨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는 지난 달부터 ‘황금올리브’ 등 각종 치킨 메뉴의 가격을 1000~2000원씩 상향조정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배달료를 2000원 정도씩 받는 것까지 감안하면 치킨 하나 주문하는 데만 2만원 내외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BBQ의 치킨 메뉴 중 하나인 ‘황금올리브’는 가격이 2000원 더해져 1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패스트푸드의 대표 브랜드인 롯데리아는 올해 8월부터 소프트콘 가격을 40% 인상한데 이어 이달 13일부터는 버거류 11개 메뉴 가격을 평균 2.2% 인상하기로 했다.
외식 및 식품 가격 인상은 연말이 다가올수록 그 사례가 많아지는 양상을 보이는 게 보통이다. 이는 올해의 경우처럼 가뜩이나 움츠러든 연말 경기를 더욱 얼어붙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