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력 업종 부진과 무역 분쟁의 여파로 기업 체감 경기가 2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8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 업황 BSI는 72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10월 집계한 71포인트보다 낮은 수치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19일 전국 3696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기준치(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하며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력 산업 공급 과잉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제조업과 비제조업계가 나란히 BSI 하락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BSI가 71로 전월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식료품(88)은 8포인트 상승한 반면 화학(61), 1차금속(62)은 전월 대비 각각 16포인트, 7포인트 하락했다.

화학제품은 에틸렌 계열 화학제품 공급과잉과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제품 수요 둔화, 1차금속은 중국내 철강가격 하락과 건설·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3), 수출기업(75)이 전월 대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하락했다. 중소기업(69)은 변함이 없었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3으로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작년 2월(7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도·소매업(71), 예술·스포츠·여가(64)에서 각각 3포인트, 1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BSI에 소비자 동향지수(CSI)를 더한 경제심리지수(ESI)는 0.3포인트 상승한 91.9를 나타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하락해 93.4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7월 93.1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 하락을 놓고 한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25% 관세부과안에 서명했다"며 "중국 역시 무역 규제로 미국에 맞대응하며 중국 내 철강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해 행정명령으로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 등 장비의 구입 및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라 양국의 긴장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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