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뷰] "임대료보다 인건비가 더 큰 걱정"
[나이스뷰] "임대료보다 인건비가 더 큰 걱정"
  • 김기영 기자
  • 승인 2019.01.02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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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는 우리사회에서 경기 변화를 가장 먼저 느끼는 사람들이다. 월급쟁이들과 달리 이들은 다달이 또는 하루하루 집계되는 매출에 따라 경기 흐름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우리나라 근로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0만명가량이 폐업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와 비슷한 숫자가 새로 자영업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만큼 고용 측면에서 보더라도 자영업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 자영업 분야가 요즘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부진 영향을 직접 받는데다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올라 한계상황을 맞은 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게다가 최근 정부가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함으로써 상당수 소상공인들에겐 유명무실한 존재였던 주휴수당까지 현실적 부담으로 다가왔다. 대부분 시급으로 알바를 고용해온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당장 대학생 알바 등의 1인당 고용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이른 바 ‘쪼개기 고용’이 늘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지만, 15시간 이상 고용시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게 이젠 당연시돼버렸다. 주휴수당은 주휴일 하루치(8시간) 임금에 해당한다. 주휴수당은 일은 하지 않지만 일을 한 것으로 간주해 추가로 주어지는 수당이다.

나아가 정부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저임금 산정시 주휴일 8시간을 근로시간에 넣도록 규정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실질적 부담은 더욱 커진 게 사실이다. 물론 이는 월급으로 최저임금을 고시할 경우에 한정되는 얘기다.

여러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자영업자들은 새해부터 직원의 숫자를 줄이거나 직원 개개인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는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콜’이 자영업자 회원 2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019년 최저임금 인상 영향’)를 실시한 결과 확인됐다.

2일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17.8%는 ‘기존 직원의 근무시간 단축’을, 17.0%는 ‘기존 직원의 감원’을, 12.5%는 ‘신규 채용계획 취소’를 생각하고 있었다. 절반 가까운 자영업자(47.3%)가 새해에 인력 조정을 통해 수지를 맞춰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인력 감축을 보전할 대안으로 자영업자들은 ‘가족 경영 및 가족 근무시간 증가’(16.1)나 ‘본인 근무시간 증가’(15.5%)를 제시했다. 아예 폐점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도 7.3%에 달했다.

새해에 사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최저임금(인건비) 인상’(24.4%)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임대료 인상’은 이번엔 15.5%(3위)에 그쳤다. 그 외의 응답으로는 ‘고객 감소’(16.0%), ‘원자재 가격 인상’(11.4%) 등이 있었다.

지난 1일 발표된 한국은행 자료들도 자영업자들의 암울한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2월 자영업자의 현재경기판단CSI(소비자동향지수)는 59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의 84에 비하면 25포인트나 떨어졌다. 작년 한해 동안에 나타난 현재경기판단CSI 하락폭은 한은이 관련통계를 처음 작성한 2008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이 지수는 6개월 전 상황과 비교했을 때 현재의 경기 상황이 어떤지를 판단한 결과를 수치화한 것이다. 기준치는 100이며, 이를 밑돌면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향후경기전망CSI도 역대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12월 자영업자의 향후경기전망CSI는 67을 기록, 연초의 99보다 32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경기 전망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보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이 지수는 2017년 11~12월만 해도 100을 넘어갔었다. 당시엔 향후 경기를 밝게 보는 자영업자들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지수는 2018년 한해 동안 한번도 100을 넘어서지 못한 채 내리막길을 달려왔다.

이밖에 지난 12월의 현재생활형편CSI와 가계수입전망CSI, 소비지출전망CSI 등도 연초에 비해 일제히 하락했다.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이 지난해 16.4%, 올해엔 10.9% 오르게 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이달 말부터나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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