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고혈압·비만 등 만성질환 발병률이 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에서, 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높게 나타났다. 흡연율 또한 비슷한 경향을 보이면서 만성질환 발병에 소득·지역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남자 비만율은 소득이 높은 쪽에서 다소 높았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4일 발간한 제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2018년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당뇨병 유병률(30세 이상)은 '소득상층' 9.7%, '소득하층' 13.7%로 경제적 수준이 낮은 계층의 유병률이 4.0%p 높았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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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유병률은 소득상층이 28.7%, 소득하층은 31.6%로 2.9%p 차이를 보였다. 비만율 또한 여성의 경우 소득하층이 소득상층(20.5%)보다 11.1%p 더 높은 31.6%로 나타났다. 다만, 남자 비만율은 소득상층이 44.1%, 소득하층은 42%로 나타나 소득이 높은 쪽에서 2.1%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만성질환 발병률 소득별 격차는 2013년부터 꾸준히 커지고 있다. 실제 좋은 생활습관인 건강식생활(지방·나트륨·과일채소·영양표시 지표 중 2개 이상 만족) 실천율은 조사를 시작한 2008년 30.2%를 기록한 뒤 연간 1.5%p씩 증가하고 있지만 소득별 격차가 커졌다. 소득 수준에 따른 만성질환 관리 편차가 뚜렷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만성질환 발병률 계층화가 심화되는 이유로 저소득층의 높은 필수의료 이용 부담을 꼽았다.

만성질환 발병률은 지역별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당뇨병은 '동 지역'에서 10.7%의 유병률을 보였다. 이와 비교해 '읍면 지역'에서는 14.8%로 시골 거주자와 도시 거주자 사이 4.1%p 차이가 났다. 비만율은 지역별로 동 지역 25.1%, 읍면 지역 34.0%로 도시 거주자가 8.9%p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성인 남자 고위험음주율이다. 성인 남자 고위험음주율은 동 지역 19.9%, 읍면 지역 29.3%로 시골에 거주하는 성인 남성이 9.4%p 높았다. 이는 동 지역 6.6%, 읍면 지역 4.6%로 2%p 차이를 보인 성인 여자 고위험음주율의 4.7배에 해당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소득과 지역 모두에서 형평성이 악화하는 지표는 성인 여자 비만율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지역별 격차가 큰 남자 흡연율, 남녀 고위험음주율, 당뇨병, 남자 비만율에 대해서도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모니터링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민의 건강수준 및 건강정책의 효과를 평가하며 정책 개발 근거마련을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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