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와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덕분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부터 중국 내 경제 규제가 강화되면서 따이공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업계의 성장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4일 면세점을 앞세운 호텔신라가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점쳤다. 특히 4분기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 26%, 269% 늘어 호텔신라의 연간 연결기준 매출은 4조6000억원대,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이는 2017년 4조115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 중 영업이익은 전년 731억원의 2배에 달한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의 총책임자로 부임한 지 8년 만의 성과다.

호텔신라 매출 비중에서 면세업이 90%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 10%는 호텔과 레저사업부가 일궈냈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보따리상으로 인한 면세 호조로 작년에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며 "올해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가 지속해서 늘어나면 영업이익 기준 20%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따이공의 영향력은 K뷰티 업계에서도 나타났다.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LG생활건강은 면세점과 중국 판매 호조로 작년에 '사상 최대' 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LG생활건강의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6조6798억원과 1조185억원으로 전망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브랜드 '후'의 급성장을 앞세워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2017년 1조4200억원보다 40.8%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또한 6932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면세점 업계와 LG생활건강 등 K뷰티 업계 전반의 전망은 밝지 않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중국 경기가 다소 주춤한데다, 중국 당국이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따이공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보따리상으로 인한 판매 성과가 작년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부터 중국에서 전자상무법(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됨에 따라 개인 대리구매자인 따이공 또한 법에 따라 허가를 취득하고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 시행으로 따이공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대리구매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중국 정부의 대리구매업 제재가 강력해 따이공 활동 위축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