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국민은행이 8일 오전 9시를 기해 19년만의 파업에 들어갔다. 전날 노사는 파업 전야제 동안 밤샘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8일 사원들에게 "파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유일한 길이 아니다"며 파업 철회를 호소했으나, 노조 측은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겠다"며 산별합의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산별합의란 지난해 9월 산업별중앙교섭에서 이뤄진 합의로, 임금피크 진입 연령을 기존보다 1년 늦추는 것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앞서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2일부터 주말을 거쳐 7일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노조 측은 성과급제도와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 페이밴드 등의 논쟁점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사측과 논의를 진행했으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허 행장은 담화문을 통해 " 파업이라는 '파국의 길'을 걷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대화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측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허 행장은 직원들의 '현명한 선택'을 바란다며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을 권했다.

노조와 사측은 전날 밤 11시 이후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허 행장과 박홍배 지부장의 대표자 교섭까지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산별 노사합의 이행을 위한 합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측은 이번 파업에 약 1만명의 노조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의 조합원 수는 약 1만4000명으로 전체 직원수 1만7700여명 중 큰 비중을 차지해 영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이지만 영업점 600여곳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이용자의 불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민은행은 고객 불편 최소화를 위해 파업 비상대책위원회를 운영한다. 사측은 파업 진행과 무관하게 전 영업점을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정상 운영이 어려운 일부 영업점의 경우 지역별 거점점포 운영으로 서비스를 이어나간다. 오늘까지 운영이 확정된 거점점포는 총 411곳이다.

노조 측은 노사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추가 파업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산별합의에 대한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차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파업은 2~3월까지 순차적으로 예정되어 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