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국제 가전제품 전시행사 ‘CES 2019’의 최대 관심 제품은 LG전자의 65인치 롤러블 TV다. ‘롤러블(Rollable)’이란 단어가 말해주듯 이 제품은 화면을 두루마리처럼 둘둘 말 수 있게 만들어진 TV다.

이 제품은 ‘CES 2019’ 개막 하루 전인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사전 콘퍼런스를 통해 LG전자가 공개한 야심작이다. 이 자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롤러블 TV는 그 즉시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8일 현지에서 열린 LG전자 관계자와 기자들 간의 간담회에서는 롤러블 TV에 대한 질문이 홍수를 이뤘다.

LG전자가 개발한 롤러블 TV. [사진 = 연합뉴스]
LG전자가 개발한 롤러블 TV. [사진 = 연합뉴스]

LG가 선보인 롤러블 TV는 화면이 가구 모양의 본체에 둘둘 말린 채 내장돼 있다가 전원을 연결하면 본체 상단으로 곧게 솟구쳐 오르도록 만들어졌다. 전원 스위치를 끄면 화면은 다시 본체 내부로 말려 들어간다.

롤러블 TV의 이 같은 기능은 6㎜ 이내의 종잇장 같은 패널을 구현하는 기술을 토대로 한다. 그 기반이 된 것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다. OLED 패널은 백라이트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액정 TV보다 두께를 훨씬 얇게 만들 수 있다.

신제품 명칭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도 OLED 패널을 토대로 만들어진 데서 비롯됐다. 이름 끝에 붙여진 ‘R’은 ‘Revolutionary(혁신적)’ 또는 ‘Rollable’의 이니셜이다.

두루마리 기능을 활용함으로써 롤러블 TV에는 기존 TV에 없던 몇 가지 기능들이 추가됐다. 화면 상단 일부만 노출시킨 채 날씨, 음악, 시계, 무드, 홈 대시보드 등의 모드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무드 모드’를 선택하면 화면에 모닥불 등의 영상이 구현되면서 실내 분위기를 새롭게 조성할 수 있다.

8일 기자간담회에 나온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롤러블 TV의 출현이 TV의 기존 개념에 획기적 변화를 초래할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전시된 롤러블 TV는 ‘TV가 이런 형태도 취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는 하나의 샘플을 보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디스플레이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는 데서 롤러블 TV 개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이어 “TV가 꼭 바닥에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천장에도 있을 수 있다. 여러 가지 공간적 응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디스플레이를 대형화하는데 여러 어려움이 있는 만큼 앞으로 롤러블 패널을 태블릿 같은 소형 디스플레이 기기에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가격이다. 권 사장은 그에 대한 단서도 일부 제시했다. 그는 “롤러블 TV는 기본적으로 OLED TV이기 때문에 (기존의 OLED보다) 추가로 원가가 더 들어가는 것은 크게 없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구동 메커니즘 변화와 관련해 원가가 (추가로) 발생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격 결정에 다른 변수가 있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가격을 정할 때 ‘비용 플러스 수익’이 고려 대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권 사장은 “고객이 롤러블 TV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인정하는 선에서 첨단 기술력과 아이디어가 갖는 가치까지 감안해 가격을 책정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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