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장기화가 증시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는 셧다운이 유례 없이 길어지면서 미국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가해질 것이란 전망이 속출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셧다운이 3주 넘게 이어지자 앞다퉈 미국 경제에 몰아닥칠 파장을 경고하고 나섰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셧다운이 2주만 더 이어져도 경제적 손실이 60억 달러(약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셧다운으로 인해 1월 고용지표가 악화됐을 가능성을 거론했고, 피치는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셧다운 중단을 요구하며 워싱턴 시내에서 거리 시위에 나선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 [사진 = AP/연합뉴스]
셧다운 중단을 요구하며 워싱턴 시내에서 거리 시위에 나선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 [사진 = AP/연합뉴스]

셧다운으로 인해 월급이 나오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 연방 공무원들이 하나 둘 시위에 나서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팽팽한 대치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이뤄진 이들의 협상은 서로의 입장만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이 미-멕시코 간 국경의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으르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예산을 끌어와 연방정부 운용 예산으로 쓰는 한편 군병력을 동원해 국경 장벽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 애플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삼성전자가 어닝쇼크를 발표한데 따른 소동의 여진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다른 기업들이 줄줄이 내놓을 실적 발표도 증시가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전체의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는 4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가량 높아진다는 데 모아져 있다. 하지만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다.

미국에서도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이 4분기 실적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발표에 연이어 놀란 국내 증시는 미국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또 한 차례 흔들릴 수도 있다.

또 하나 시선을 뗄 수 없는 일은 15일 열리는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표결이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브렉시트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이로 인해 ‘노딜 브렉시트’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EU와 아무런 ‘딜’ 없이 브렉시트가 이뤄진다면 혼란상은 극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그 파장이 영국과 유럽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까지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노딜 브렉시트까지 가지 않더라도 브렉시트 부결은 영국 내각에 대한 불신임 시도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경제적으로는 영국 파운드화의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발표되는 중국의 무역수지도 관심사 중 하나다. 중국의 성장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엔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공개된다. 중국은 지난해 6.5~6.6%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이번 주 코스피 등락범위는 2020~2110 선이다. NH투자증권은 2020∼2100, 하나금융투자는 2030∼2080, KTB투자증권은 2030∼2100, 케이프투자증권은 2040∼2110 등을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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