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축자재 업계도 시름을 앓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하우시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70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1.6%나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LG하우시스의 실적이 1년 사이 절반가량이나 떨어진데는 건설 업황의 위축, 폴리염화비닐(PVC)과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핵심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실적 악화 등으로 완성차 전방산업이 부진을 겪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었다. 건축자재와 함께 또 다른 사업 축인 자동차 소재부품 부문에서도 타격을 받아 설상가상의 상황에 처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곧 실적을 발표할 다른 건축자재 회사들도 침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로 인해 동요하고 있다.

한샘의 경우 투자업계가 예상하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60억원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샘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인테리어·부엌 유통 등으로 짜여 있어서 인테리어 수요 감소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KCC도 부동산 침체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KCC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700억원대로 지난해(3300억원)보다 18%가량 줄어들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PVC 창호의 경우 대부분 B2B(기업 간 거래)를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주택 거래량과 민감하게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주택 분양 지연과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KCC의 PVC 창호 생산시설 가동률은 2017년 약 90%에서 지난해 65%까지 떨어진 상태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9·13대책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으로 지난해 말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9월 1만2237건, 10월 1만119건 등 월 1만대를 기록했던 거래 건수는 11월 3550건, 12월 2302건 등으로 폭락했다.

업계 측은 “건설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이 흔들리니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웠다”면서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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