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리테일(소매유통) 부문을 총괄해왔던 안젤라 아렌츠 수석부사장(58)이 회사를 떠난다.

패션그룹 버버리(Burberry)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애플의 혁신을 이끌어 왔다는 찬사를 받는 인재의 퇴진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애플스토어에서 단순히 아이폰만 팔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리테일의 혁신을 이끌어온 아렌츠가 오는 4월 애플을 떠나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CNN머니가 보도했다.

영국 국적인 아렌츠는 버버리 CEO로서 온라인과 중국 시장 개척에 성공했던 패션 전문가다. 2014년 애플에 합류한 뒤엔 애플스토어를 포함해 애플의 리테일 부문을 책임졌다. 그는 그간 세계 각국의 500여개 애플스토어 매장과 35개국 온라인 애플스토어, 7만명가량의 애플 유통 종사자들을 관리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애플에 합류한 뒤 아렌츠는 전 세계에 애플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할 때마다 발품을 팔며 현장에서 직접 소통을 했다. 국내에서 가로수길 애플스토어를 열 때도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애플스토어가 단순한 매장 이상의 정보기술(IT) 생태계 역할을 해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매장 디자인부터 혁신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쳐왔다.

애플 측은 “아렌츠가 새롭고, 개인적이며, 직업적인 다른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CNN머니는 아렌츠의 갑작스러운 이직이 최근 애플이 겪은 차이나 쇼크와 무관치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플이 그로 하여금 중국내 애플스토어 확장 전략을 진두지휘하도록 했지만, 중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가 이어지자 내부에서 문책론이 제기됐을 것이란 얘기다.

미국 언론 씨넷에 따르면 아렌츠가 회사를 떠나면 그 자리는 데어드레이 오브라이언 부사장이 대신 맡는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애플의 인사 업무 총괄을 맡아왔다. 2017년 팀 쿡 CEO가 인사총괄 임원으로 보임했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애플 안에서만 30년의 경력을 가진 회사 내 중추 인물이다. 스티븐 잡스 전 CEO 시절 애플만의 문화와 철학을 만든 사내 교육기관인 ‘애플 유니버시티’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로 알려져 있다.

쿡은 오브라이언 부사장을 두고 “애플이 추구하는 점과 강점을 우리 누구보다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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