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에서 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CLI)가 또다시 떨어지면서 우리나라의 경기둔화 신호가 21개월째 이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1999년 9월부터 20개월 간 지속됐던 과거의 기록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13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2월 CLI는 99.19로 전월(99.20)보다 0.01포인트 줄었다. 한국의 OECD CLI는 2017년 4월 이후 줄곧 내리막을 달리고 있다. 이 지수의 21개월 연속 하락은 OECD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 1월 이후 가장 긴 기록이기도 하다.

OECD가 추산하는 CLI는 통상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이하면 경기 하강을 예고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CLI 한국 지수는 한국은행·통계청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차, 수출입물가 비율,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코스피 등 6개 지수를 토대로 산출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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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OECD CLI는 지난해 5월부터 8개월째 100 미만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 경제의 수축 국면이 가속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하락폭은 다소 줄었다. 한국의 CLI는 지난해 8월 99.45, 9월 99.34, 10월 99.25로 매달 0.10포인트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전월대비 0.0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의 OECD 평균 CLI도 99.20으로 전월(99.33)보다 떨어져 13개월째 하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평균 CLI는 지난해 7월부터 100에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다.

주요 국가의 지난해 12월 CLI를 보면 미국이 99.37로 전월 대비 0.20포인트, 일본은 99.84로 0.06포인트 각각 줄었다. 반면 중국은 98.45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올랐다.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지속됐던 전월 대비 하락세가 17개월째만에 멈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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