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가 세계 교역 증대와 반도체 수출 증가 등을 발판 삼아 21년째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수출이 감소해 월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개월 만에 최소로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의 여파가 길어지면서 역대 두 번째의 큰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764억1000만 달러(약 86조1293억52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8년 이후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흑자 폭은 전년(752억3000만 달러, 약 84조8067억7900만원)보다 확대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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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는 1118억7000만 달러(약 126조998억6400만원) 흑자를 냈다. 흑자 규모는 2014년(861억5000만 달러, 약 97조1082억8000만원) 이후 최소였다. 상품 수출이 7.8% 증가하며 역대 1위(6254억4000만 달러, 약 704조9959억6800만원) 기록을 세웠지만, 상품 수입(5135억7000만 달러, 약 578조8961억400만원)이 10.0%나 늘었다. 유가 상승으로 원유, 가스, 석유제품 수입액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297억4000만 달러(약 33조5229억2800만원) 적자를 냈다. 2017년(-367억3000만 달러, 약 -41조4020억5600만원) 다음으로 큰 역대 2위 적자 기록이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가 166억5000만 달러(약 18조7662억1500만원) 적자로 역시 전년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았다. 한은은 “2017년 사드 영향으로 중국인 입국자가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회복하는 모습이었지만 과거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운송수지(-43억7000만 달러, 약 -4조9254억2700만원)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적자를 냈다. 본원소득수지는 27억8000만 달러(약 3조1333억3800만원) 흑자였다.

자본 유, 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704억9000만 달러(약 79조4492억7900만원) 늘었다. 직접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사상 최대인 389억2000만 달러(약 43조8667억3200만원), 외국인 국내투자가 역대 2위인 144억8000만 달러(약 16조3204억800만원)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649억9000만 달러(약 73조2502억2900만원), 외국인 국내투자가 211억1000만 달러(약 23조7930억8100만원) 증가했다. 다만, 외국인 국내증권투자 중 주식투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투자 심리 약화로 감소했다. 반면 국내 채권투자는 높은 국가신용등급 등의 영향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 달러(약 5조4326억2200만원) 흑자였다. 사상 최장(80개월) 흑자 가도를 달렸지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4월(13억6000만 달러, 약 1조5328억5600만원) 이후 가장 작았다. 과거 시계열이 수정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행진 기록 시점은 2012년 3월에서 5월로 수정됐다.

상품수지 흑자가 65억3000만 달러(약 7조3593억1000만원)로 지난해 2월(55억7000만 달러, 약 6조2773억9000만원) 이후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품 수출이 1.4% 줄며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한은은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의 단가가 하락했고 대중국 수출이 감소했다”며 “지난해 9월엔 영업일 수가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품 수출은 사실상 2016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19억5000만 달러(약 2조1976억5000만원)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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