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정규 정책 토론회에서 주거복지를 화두로 올림에 따라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주택 문제가 본격적으로 편입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위원회가 26일 연 정기 토론회의 주제는 '포용국가로 한 걸음 더, 주거비 경감 및 주거복지 확대'다.

국토교통부 싱크탱크인 국토연구원의 강현수 원장이 사회를 보고 국토연 연구원들과 국토부 관료가 대거 발제자로 참석한 이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가계의 주거비용을 절감하고 주거복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발표자들은 주거비 감소가 가계의 가처분 소득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비 투자 활성화로 연결된다는 전제 하에 주거비 부담 경감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그러면서 임차인과 임대인의 정보 격차로 인해 세입자가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전월세 신고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날 참석자들은 주거비 경감이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적지 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주거비는 가계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며 주거의 질과 안정성은 국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주거비 경감과 주거복지 확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축사에서 "주거비 부담이 커질수록 소득불평등 문제를 불러오고 교육과 의료, 편의시설 등에 대한 불평등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주거비 부담이 완화되면 가계의 실질적인 소득을 증가시켜 내수 소비를 촉진하고 경제 전반에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주거복지 정책과 소득주도성장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한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도 "주거비는 가계 지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주거비 부담을 줄임으로써 가계 가처분 소득이 늘고 소득주도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나빠지면서 소득주도성장의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기에 임대차 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거비 경감 대책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새로운 방법론 중 하나로 선택될 것이라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린다.

세입자 보호 정책 등이 소주성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정부가 임대등록 의무화를 비롯해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 등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내놓으며 전월세 시장에 대한 고삐를 한층 강하게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책은 집주인들의 부담을 키우고 그 부담이 임대료로 전가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이를 고려한 듯 홍장표 특위 위원장은 토론회 말미에 "이날 많은 이야기가 나왔고 많은 숙제를 남겼다"며 "(주거비 경감 및 주거복지와 관련해) 특위에서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특위의 요청을 받고 참석한 것"이라면서도 "어차피 부처 정책은 현 정권이 제시한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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