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의 둔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2월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감소 폭도 작년 12월(-1.2%), 올해 1월(-5.8%)에 이어 2월(-11.1%)은 두 자릿수로 커졌다.

2월 수출이 감소한 것은 우선 수출주력군인 반도체(-24.8%), 석유제품(-14.0%), 석유화학제품(-14.3%)의 가격 하락이 이어진 탓이 크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감소는 메모리 반도체 단가하락 외에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글로벌 정보기술(IT)의 데이터센터 투자 시기 조정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2월 국제유가(두바이유)가 배럴당 64.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0% 올랐지만 미국발 공급 물량 확대 탓에 역시 수출단가가 지속해서 하락했다.

여기에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가 계속되면서 대중 수출이 4개월 연속 감소했고 최근 유럽연합(EU)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조정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으로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러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전월보다 증가한 점을 들어 "연초에 수출이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보기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1월보다 2월 수출 감소율이 확대(-5.9%→-11.1%)됐으나, 설연휴 등 조업일 영향을 배제한 하루 평균 수출은 7.9% 상승했다는 것이다.

2월 하루 평균 수출액이 20억8000만 달러로 역대 2월 실적 가운데 3위였지만 지난해 2월 하루 평균 수출액(22억8000만 달러)이 역대 최대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는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세계 10대 수출국이 동반 부진을 겪고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흑자폭이 크게 감소하긴 했어도 무역수지 흑자를 85개월 연속 이어간 것은 나름 평가할 만하다고 산업부는 강조했다.

실제로 13대 주력품목과 7개 신(新) 수출성장동력 등 총 20개 품목 가운데 전년 동월대비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10개이고, 이들 품목이 차지하는 금액 기준 비율은 37.5%에 달했다.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등 주력품목이 호조세를 유지했고 전기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라스틱제품, 바이오헬스 등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수출 3형제'인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도 올 하반기부터 가격 하락세를 멈추고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선박도 2월 수출이 46.5% 감소했지만 이는 이전 수주 불황 여파의 끝자락에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성장을 낙관했다.

교역량 감소 등으로 중국, EU 중심으로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나 미국·독립국가연합(CIS)·인도 등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최근의 대외 수출여건에 대하여 엄중하게 인식하고 1월부터 범정부 역량을 결집하여 수출기업과 함께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오는 4일 수출기업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관계부처 합동의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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