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 매출·영업이익 잠정치를 5일 발표하면서 한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이른바 ‘반도체 코리아 연합군’의 올해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7년과 지난해 잇따라 신기록을 세우면서 수출에서도 ‘수훈갑’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는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5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나오지 않았으나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경우 대체로 매출 약 15조원에 영업이익 4조원 안팎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11조5500억원)은 물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다운턴(하락국면)이 본격화했던 전분기(7조7700억원)보다도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이달 하순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의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이날 기준 각각 6조4000억원과 1조6000억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 매출 11조4100억원, 영업이익 6조4700억원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수직하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반도체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23조4000억원(16조5000억원·6조9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65조4100억원)보다 무려 64.2%나 줄어들며 3분의 1 토막에 가까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두 회사의 반도체 실적 감소가 한국 경제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0.9%였으나 지난해에는 20.9%까지 높아졌다. 특히 2016년(12.6%) 이후에는 2년 만에 8.3%포인트나 높아지며 한국 최대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올 들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수요 부진과 과잉 공급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게 전체 수출 감소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쟁업체들에 비해 높은 기술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르면 올 2분기, 늦어도 하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바닥을 치고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경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 들어 한국 반도체 산업 부진과 관련, “지난 2년간 지속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경쟁력에 대한 점검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향후 위협요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중 분쟁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 해외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도체 설계 부문을 육성하고 장비·소재 부문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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