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파문을 일으킨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현지 실사 일정이 이달 20일께로 구체화됐다.

식약처는 6일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현지 실사에 대해 논의 중이며, 5월 20일께 미국 코오롱티슈진, 우시, 피셔 등을 방문해 세포가 바뀌게 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개발사이며, 우시는 제조용세포주 제조소, 피셔는 세포은행 보관소다.

현지 실사는 인보사의 일부 성분이 개발 도중 바뀐 게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신장세포(293유래세포)가 사용됐다는 회사 측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코오롱생명과학 제공/연합뉴스]
[사진 = 코오롱생명과학 제공/연합뉴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했고 2017년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최근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04년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의 세포 특성 분석 결과를 근거로 15년 동안 유래를 “잘못 알고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전체 과정에서 동일한 세포를 사용했으므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오롱티슈진이 이미 2년 전에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알았다는 정황이 나와 논란이 더 커진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3일 공시에서 “(인보사의) 위탁생산 업체(론자)가 자체 내부 기준으로 2017년 3월 1액과 2액에 대해 생산 가능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STR(유전학적 계통검사) 위탁 검사를 해 2액이 사람 단일세포주(신장세포)이며 생산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생산한 사실이 있다는 사실을 코오롱생명과학에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에야 인보사 성분이 바뀐 사실을 알았다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2017년 3월 코오롱티슈진이 신장세포임을 확인하였다는 부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번 현지실사를 통해 이 부분을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 주성분이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 등을 이달 14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코오롱티슈진이 보유한 인보사 최초 세포인 '마스터 셀 뱅크'(MCB)를 확인하고 STR 검사를 통해 2액의 신장세포가 최초 세포에서 유래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최초 세포 중 신장세포에만 있는 유전자(gag·pol)의 검출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도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자체 시험과 현지 실사 결과, 코오롱티슈진이 신장세포를 인지한 시점,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중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행정처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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