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의 결정적 키는 미·중 간 무역협상의 기류 변화다.

무역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아직 두 나라 협상 대표단은 약속 날짜도 잡지 못한 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양측 모두 자존심을 앞세우며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만간 양국 대표단이 다시 머리를 맞댈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거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 모두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거나 “조심스럽지만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합의 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사진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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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10일 0시 1분(워싱턴 시간)을 기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한 관세율 추가 인상 조치를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한 달 가까운 유예기간이 설정됐다는 점도 협상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다. 고율 관세 적용 시점이 화물 선박의 중국 출항이 아니라 미국 도착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발 화물 선박이 미국에 도달하는 데는 한 달가량 걸린다.

결국 향후 한 달 안에 두 나라 고위급 대표단이 다시 만나는 것은 기정사실화돼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외 증시는 향후 한 달 동안 미·중 간 분위기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출렁이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미·중 협상 전개 과정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미 세계 경기가 바닥권에 이르러 있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자리잡은데다 미·중 협상 경색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미·중 협상 경색의 충격을 완화시켜줄 요인으로 지목된다.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만간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증시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때마침 이번 주 중엔 미국 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들의 연설 내용을 종합하면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의 변화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다.

지금까지의 분위기로 보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미·중 갈등이 극단적 상황으로 치닫을 기미가 강해진다면 금리 인하 압박 분위기가 더욱 팽배해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대로 중국산 전 제품으로 고율관세 적용 범위가 확산되면 당장 미국의 생활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교역량 감소는 말할 것도 없다. 이는 결국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계 경기의 둔화로 이어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 범위는 하나금융투자 2050∼2100, 케이프투자증권 2070∼2150, NH투자증권 2080∼217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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