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상황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취업자 증가폭이 주춤해진 것은 물론 취업자 증가의 질적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테면 60세 이상의 고령 취업자는 30만 이상 늘었지만, 우리 사회의 허리인 30대와 40대 취업자는 30만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취업자 증가가 주 17시간 이하만 일을 하는 사람 위주로 이뤄졌고, 양질의 일자리를 대변하는 제조업에서의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간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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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작성한 올해 4월의 고용동향 자료를 통해 밝혀진 사실들이다.

15일 통계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수는 2703만8000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만1000명 늘어난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 월별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1월부터 차례로 1만9000명, 26만3000명, 25만명을 기록했다. 결국 4월 취업자 증가폭은 20만 이상을 두 달째 이어가던 흐름이 깨졌음을 의미한다.

취업자 증가의 내용도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우선은 가장 절실한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 달에도 5만2000명 줄어들었다. 제조업은 안정성과 고임금을 함께 보장하는, 가장 선호도 높은 일자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이 전달 감소 수치인 10만8000명보다 작아졌다는 사실이다. 국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달까지 1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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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소매업(-7만6000명)과 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5만3000명)에서도 취업자 수가 줄어들었다. 4월 전체의 취업자를 플러스로 견인한 산업 분야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2만7000명 증가), 교육서비스업(5만5000명 증가) 등이다.

연령대별 증감 현황도 우려를 자아낼 만했다. 30대와 40대 취업자가 각각 9만명, 18만7000명이나 줄어든 점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33만5000명이나 늘어 이들 연령대가 4월 전체 취업자 증가를 이끌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20대 취업자 수는 2만1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간대별 취업자 증가 현황 역시 부정적 내용을 담고 있다. 주당 1~17시간 일하는 사람이 36만2000명 증가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통계청 설명에 따르면 이는 공공일자리가 10만 이상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

실업률과 실업자 수 현황 역시 좋지 못했다. 4월 실업자 수는 124만5000명으로 1년만에 8만4000명 증가했고, 이를 반영하듯 실업률도 4.4%로 전년 동월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이 두 가지 수치는 4월 기준으로 보면 19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5~29세 청년들의 실업률은 11.5%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 증가와 관련,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방직 공무원 접수가 올해엔 4월로 늦춰지면서 해당 월의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공시생의 경우 평소 실업률 집계 대상에서 빠지지만 지원을 하는 순간 실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4월 실업률이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상용근로자가 32만4000명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반면 임시 근로자는 4만5000명, 일용 근로자는 2만1000명이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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