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국 국채 매각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 문제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에 나선 이유는 무엇이고, 그 같은 조치가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그 이유를 따져보자.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자 한다면 그보다 먼저 현재의 무역 갈등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상대국의 수출품에 대해 서로 고율관세를 부과하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해 추가 관세(10→15%)를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도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해 기존 관세율 5~10%를 5~25%로 재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적어 관세율 조정만으로 맞대응할 경우 미국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관세 전쟁을 하기엔 실탄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중국이 슬며시 꺼내든 카드가 미국 국채 매각이다.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함으로써 미국의 국가 재정을 압박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속내다.

그 속내를 제대로 들여다보려면 중국의 국채 매각 카드가 갖는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의 규모는 1조1205억 달러다. 지난해 6월 당시의 규모가 1조1912억 달러였던데 비하면 700억 달러 이상 줄어든 셈이다. 그간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야금야금 미국 국채를 처분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수치 변화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하나하나 따져보자. 먼저 미국 국채를 대거 매각하면 해당 국채의 시장가격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는 국채 금리 상승을 의미한다. 나아가 금리 상승은 미국 국채에 대해 미국 재무부가 지불해야 하는 이자가 올라감을 의미한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여파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미국 금리 인상, 그로 인한 달러화 강세 등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가지 덧붙이면 달러 강세는 최근 들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원·달러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 지금보다 원·달러 환율이 더 많이, 급속하게 상승한다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화자금이 대거 유출될 위험성이 보다 커지게 된다.

하지만 중국이 마냥 미국 국채 매각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그 같은 행동이 중국의 자해 행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를 대량 매각하면 중국이 미국 국채에 묻어둔 자산 가치도 함께 떨어진다는 게 그 같은 전망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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