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이 해결 기미 없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 제품 600억 달러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6월 1일은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중국을 떠난 화물선들도 곧 미국 항구에 속속 도착한다.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충돌이 한층 더 격화되는 시점을 두고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지만 미·중 모두 한치도 양보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히려 갈등을 즐긴다는 듯 긴장 강도를 더 높이는 조치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그는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 환율 문제를 새로운 시빗거리로 삼으려 하고 있다. 수출 증대를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높이는 국가에 대해 상계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상계관세는 상대방의 부당한 조치로 인해 입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들이 환율을 조작, 수출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미국이 교역상 손실을 입었다는 시각을 드러내왔다.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미·중 두 나라는 여전히 대화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내외 증시는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신경을 집중하며 신중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5~28일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일본 방문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무역문제를 논의하면서 미·중 갈등과 관련한 발언을 추가로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서 무언가 진전된 발언이 나온다면 증시의 침체 위험은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끝내기 위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은 이 말과 연계된 일련의 발언이 일본에서 나올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다.

오는 3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도 증시가 눈길을 주는 주요 일정이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변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체적 전망은 동결 쪽에 모아져 있다.

정작 관심을 끄는 것은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제기될 의견들이다. 소수의견일망정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의견이 복수로 제기된다면 내부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상세한 발언 내용들이 당일 공개되지는 않겠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회의 후 발언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도 있다.

딱히 금리 정책에 대한 발언이 없더라도 한은의 경기 흐름에 대한 진단이 제시된다면 금리정책 방향을 가늠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주간보고서를 통해 내놓은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 범위는 2030~2080(NH투자증권), 2020~2070(하나금융투자), 2000~2100(케이프투자증권) 등이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