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수마저 더욱 부진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수 부진 심화에 대한 우려는 소비자심리지수(CCSI)의 급격한 하락에서 비롯된다. CCSI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수로서 이의 급락은 경기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났음을 대변한다.

따라서 CCSI의 급락은 향후 내수경기가 더욱 부진해질 것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내수 부진은 수출의 마이너스 성장과 맞물려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더디게 할 원흉으로 꼽힌다. 경제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 수출과 내수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수는 투자 증대 등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지금처럼 투자가 부진한 시기에 경기에 대한 심리마저 나빠진다면 내수가 살아날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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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내수 부진을 보완해준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2월 이후 5개월 연속 뒷걸음질(전년 동기 대비)을 친 수출은 5월 들어서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관세청 집계 결과 이달 1~20일 기간 중 수출 실적은 257억 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1.7%나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이 달 수출 실적도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CCSI 지수의 악화는 6개월만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1월 95.7로 바닥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4월엔 기준선을 넘어 101.6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그 수치가 97.9로 급격히 꺾였다. 이는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삼으며, 수치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은에 의하면 이달엔 CCSI를 구성하는 6개 항목이 모두 전달보다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를테면 현재경기판단 CSI(69)는 전월 대비 5포인트, 향후경기전망 CSI(75)는 6포인트 감소했다. 현재와 미래의 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도를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91)와 생활형편전망 CSI(92)는 차례로 2포인트, 3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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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가계수입전망 CSI(97)는 2포인트, 소비지출전망 CSI(109)는 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 CSI가 100을 넘긴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는 앞으로 소비를 늘리겠다고 밝힌 소비자가 줄이겠다는 사람수보다 많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편 물가수준전망 CSI가 오른 점도 내수와 관련해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이 지수는 전달보다 3포인트 오른 145롤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석유값 등 수입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물가불안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 석유류 제품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그 비율이 67.5%나 됐다. 그 다음으로 많이 지목된 품목은 공공요금(43.1%), 농축수산물(22.3%) 등이었다. 이들 품목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수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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