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월간 경상수지에서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크게 줄면서 상품수지가 덩달아 악화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한은이 5일 공개한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한달간의 경상수지는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경상수지가 적자로 집계된 것은 201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7년 전 당시엔 복지행정에 치중하던 유럽 국가들 일부가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우리의 대(對)유럽 수출이 크게 줄어들었던 시기였다.

정부는 4월 경상수지 적자엔 계절적 요인이 깃들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즉,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배당이 주어지는 시기와 겹친다는 것이 그 같은 주장의 배경이다. 실제로 지난 4월 배당소득수지는 역대 세 번째인 규모인 49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일은 정부의 해명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근본원인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 수출 감소임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 우리 수출은 483억 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6.2% 감소했다.

수출이 급감한 탓에 4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반토막에 불과한 56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작년 4월의 96억2000만 달러에 비해 41%나 줄어든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글로벌 경제 위기의 본격적인 영향이 아직 우리에게 다가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5개월째 감소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골 적자 부문인 서비스수지가 지난 4월엔 선전을 펼쳐 적자폭을 2년4개월만에 최소로 줄였다는 점도 이번 경상수지 적자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4월 서비스수지는 14억3000만 달러 적자로 기록됐다.

특히 본원소득수지는 43억3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적자를 키우는데 크게 영향을 미쳤다. 이는 정부의 해명대로 배당소득수지가 49억9000만 달러의 적자를 낸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월의 본원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 동월(56억2000만 달러)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이었다. 배당소득수지 적자 확대가 이번 경상수지 적자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뜻이다.

경상수지는 상품 및 서비스의 수출·입에 의해 발생하는 상품수지·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그리고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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